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에어컨없이는 견디기 힘들다. 불경기때문인지 성수기인 6월에도 팔리지 않던 에어컨의 사자주문이 비수기인 최근 밀려들고 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은 에어컨은 '김연아 에어컨'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스마트 에어컨Q'와 LG전자의 '휘센 손연재 스페셜'. 특히 손연재 에어컨은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손연재 덕을 보며 인기 상한가다. 손연재 에어컨(FNQ165DLPW)을 직접 써봤다.
디자인 독특·세련…눈길 확
지난해 에어컨 없이 지내다가 올해는 여름을 대비해 구입했다. 가전제품 매장 입구와 제일 가까운 곳에 진열된 손연재 에어컨은 단연 눈에 띄었다. 크기도 손연재처럼 아담하고(두께 250㎜) 머리 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어 디자인도 독특해 다른 제품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망설임 없이 구입했다.
세련된 디자인은 23.1㎡(7평) 남짓의 조그마한 거실과도 잘 어울렸다. 특히 머리 부분의 매직 윈도우에서 은은한 조명이 나와 밤에는 집안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만들어줬다.
'에어컨 켠 거 맞아?'…커버 지원 좁아
에어컨은 아무리 디자인이 좋아도 성능이 더 중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푹푹 찌는 찜통 더위에는 전원을 켜자마자 주변 공간이 시원해지는 것을 소비자들은 원한다. 하지만 손연재 에이컨은 이상할 만큼 '공간 지배력'이 떨어졌다. 에어컨 근처는 시원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후끈거리는 더운 공기가 그대로다. 에어컨과 직선 거리로 4.5m 가량 떨어진 거실과 붙어있는 주방에는 에어컨 바람이 오지 않은 것.
실제로 온도를 재봤을 때 에어컨 근처와 4.5m 떨어진 주방과의 온도 차이가 2도 가량 났다. 거실과 주방을 합치면 46.2㎡(14평) 가량인데 구입한 제품은 52.8㎡(16평)형이다. 희망온도까지 내려가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26도로 설정해 냉방에 바람세기를 최고로 했지만 30분이 지나도록 에어컨에 표시되는 온도는 27도였다.
손연재 에어컨은 몸체 옆에서 날개(사이드윙)가 펴져 바람이 나온다. 장애물이 있으면 머리에서 나오는 에어컨에 비해 바람이 앞으로 나가기 힘들다. 머리 부분의 매직 윈도우에서도 바람이 나오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은 것이 좋다. 바람이 세지 않아 더위를 식혀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이드윙을 접고 매직 윈도만 최고로 가동했을 때 소음이 크게 난다. 민감한 소비자는 짜증이 날 정도다.
거슬리지 않는 밤바람…잠자기 좋아
손연재 에어컨은 낮보다는 밤 바람이 좋다. 리모콘에서 '숲속바람'이나 '열대야 숙면'을 선택하면 바람이 세고 거칠게 불지 않아 자는 데 거슬리지 않는다. 제습 기능을 이용하면 습도가 높은 실내에 습기를 제거해줘 쾌적한 느낌을 준다. 유해세균과 박테리아를 제거해주는 슈퍼 이오나이저를 적용하기도 해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유용해보인다. 손연재 에어컨은 초절전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절전이 되는지 여부가 피부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손연재 에어컨의 가격은 200만~300만원대로 스탠드에 벽걸이 에어컨을 한 대 더 준다. 손연재 에어컨은 더위 잘 타고 성격 급하며 집이 넓은 소비자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반면 더위를 덜 타고 강한 에어컨 바람이 싫고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소비자라면 고려해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