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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명품업체, ‘먹튀 경영’ 또다시 도마 위에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등 국내에 진출한 해외명품업체의 ‘먹튀 경영’이 또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급증한 수익의 대부분을 본사로 송금한 반면, 국내에서의 기부활동에는 매우 인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벌닷컴은 15일 매출 상위 10대 외국 명품업체 한국법인의 2006~2010년 회계연도 경영실적을 조사한 결과, 매출 총액은 2006년 말 6489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8517억원으로 2.85배 늘었지만 기부금은 순이익대비 0.14%에 그쳤다고 밝혔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 명품업체들의 최근 6년간 당기순이익은 457억원에서 1870억원으로 4.09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명품업체 본사가 챙긴 배당금도 크게 늘었다. 조사대상 10개업체의 배당금 총액은 2006년 122억원에서 지난해 말 607억원으로 5배 가량 증가했다.
명품업체들은 지난 6년간 국내에서 거둔 누적 순이익 6923억원 가운데 배당금으로만 2688억원을 가져가 평균 38.8%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이는 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매출 상위 10대기업이 기록한 연 평균 배당성향(13.7%)에 비해 3배나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수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명품업체들은 한국에서의 기부 활동에 매우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명품업체들의 최근 6년간 누적 기부금은 총 10억원으로,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0.14%에 그쳤다.
일례로 작년에 532억원의 순익을 거둔 프라다는 기부금으로 2006년 76만원을 낸 것이 전부였다. 이밖에 루이비통, 구찌·불가리·페라가모·한국로렉스 등도 매출과 순이익이 급증하면서 수백억원대의 배당금을 가져갔으나, 기부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았거나 1억원 미만의 소액 기부에 그쳤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