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둑들'이 지난 15일 개봉 22일만에 관객수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날까지 누적관객수는 1009만 6957명(한국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한국영화 사상 6번째이며 '해운대'(09) 이후 3년만에 나온 '1000만 영화'다.
역대 국내 개봉작 중 최다 관객을 동원한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1330만 2637명)를 넘어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중. 특히 '도둑들'은 앞서 1000만명을 모은 영화들처럼 사회적 함의나 민족주의 또는 화려한 CG를 내세우지 않고 장르적 재미만으로 '꿈의 기록'을 달성해 평단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1000만 돌파와 함께 '도둑들'의 전지현은 "꿈만 같다. 한국영화의 저력과 관객들의 힘을 느꼈다"라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김윤석도 "해외개봉과 함께 2000만 가자"라며 위트있는 소감을 전했다. 그중 가장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보이는 이는 단연 연출자인 최동훈 감독. 최감독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관객들께 감사드린다. 부담도 되지만 지금을 즐기고 싶다"라고 기분좋게 웃었다.
-'1000만 영화' 감독이 된 소감은.
"기분좋다. 한편으로는 창작자로서 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부담도 되지만 그 부담에 눌려죽을 순 없으니 또 전진해야겠지."
-이 분위기를 충분히 즐기고 있는 것 같나.
"즐기려고 애쓰고 있는데 마음 먹은대로 잘 되진 않는다. 아직 극장에 '도둑들'이 걸려있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유독 인기가 높았던 전지현 캐릭터 등을 떼어내 번외편을 만들면 어떨까.
"속편에 대한 이야기들이 너무 일찍 나오고 있다. 물론, 속편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욕심도 난다. 하지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내용을 구성하는 것도 쉽지 않다. 또 히트작의 속편이라는 이유로 쉽게 투자가 이뤄지지도 않는다. 배우들을 다시 모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도둑들'에 대해 다시 한번 복기해보는 시간을 먼저 가져야할 것 같다."
-배우들로부터 어떤 모습을 끌어내려 했나.
"전지현은 원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유쾌하고 밝은 면을 부각시켰다. 이정재는 한 눈에 봐도 속이 들여다보이는 기회주의자로 만들었다. 영화를 보면 볼수록 이정재의 연기가 눈에 들어올거다. 김혜수는 '타짜'에서 보여준 정마담 캐릭터와 또 다른 인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김해숙은 두 말이 필요없는 연기파다. 김윤석 역시 마카오 박이란 캐릭터에 가장 적합한 배우였다."
-이야기 소재는 주로 어디에서 얻나.
"대화. 많은 사람들과 만나는 편은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하는 편이다. '방콕 스타일'이라 거의 쇼파에서 생활을 한다. 놀랍게도 그 쇼파 위에서 상당히 많은 일들을 해낸다. 책을 보고 TV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영감을 얻기도 한다. 특히 TV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편이다."
-배우들도 잔뜩 고무된 상태일 것 같다.
"다들 적당히 즐기고 있는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각자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는 것 같다. '도둑들' 관련 행사가 있을 때 잠깐씩 보는 것 외엔 오래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이달 말쯤에는 '도둑들'을 함께 했던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한 자리에 모아 술 한잔 하고 싶다. 지금 그들이 제일 보고싶다."
-이번 영화의 성공으로 금전적 혜택도 받나.
"인센티브는 받을 것 같다.(웃음) 전작들이 성공했을 때는 제작자들이 돈을 벌었다. 이번에는 그런 면에서 의미가 좀 다르다. 내 아내('도둑들' 안수현 프로듀서)와 내가 만든 영화사 케이퍼필름의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수익이 얼마나 남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를 준비하는데 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