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극 '아랑사또전'과 SBS 수목극 '아름다운 그대에게'가 15일 동시에 첫 방송됐다. '아랑사또전'은 이준기·신민아의 안방극장 복귀작이고,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f(x)설리·샤이니 민호·제국의 아이들 광희 등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에서 두 드라마 모두 제작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날 시청률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아랑사또전'은 13.3%(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아름다운 그대에게(7.3%)' 보다 약 2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이돌을 꺾고 수목극 2위를 차지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한 '아랑사또전'의 비결을 알아봤다.
▶이준기·신민아 복귀작
이준기·신민아 카드가 통했다. '아랑사또전'은 이준기와 신민아가 2년 만에 출연하는 안방극장 복귀작. 영화 '왕의 남자'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준기는 군 제대 후 컴백작으로 자신의 전문 분야인 사극을 선택하면서 순조롭게 시청자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2년 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였다.
전작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이하 구미호)'에 이어 두 번째 귀신 역을 맡은 신민아의 내공도 한 몫했다. 또다시 귀신 역할이지만 전작과의 차별화를 선보이는 데 성공한 것. '구미호'에선 어린 아이처럼 맑고 순수한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모든 마다하지 않는 악바리 캐릭터를 자랑했다. 본인 조차도 제작발표회에서 "성격이나 캐릭터가 달라서 구미호가 생각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흥미로운 캐릭터·설정
매년 여름, 귀신을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쏟아진다. 하지만 '아랑사또전'은 공포가 아닌 코믹을 택하면서 귀신 캐릭터를 독특하게 설정했다. 극중에서 기억을 잃은 처녀귀신 아랑(신민아)은 귀신인데도 전혀 무섭지 않고, 엉뚱하고 귀여운 매력을 지녔다. 심지어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캐릭터가 무당이나 퇴마사가 아닌 사또(이준기)라는 점도 독특하다. 귀신들이 사또를 졸졸 따라다니며 "제발 내 억울함을 풀어달라", "내 이야기를 좀 들어달라"며 졸라대고, 귀신들이 귀찮아서 안들리는 척 하는 사또의 모습은 코믹하기까지 하다.
설정도 흥미롭다. 귀신도 인간처럼 중력의 영향을 받아 비가 오면 비를 맞고, 허기를 느껴 밥을 먹고, 잠이 오면 잠을 자는 설정은 그동안 귀신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흥행 코드 접목
흥행 코드를 잘 버무려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는 점도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아랑사또전'은 조선시대 판타지 로맨스 활극. 어디에서도 보지도 듣지도 못 한 장르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이후 유행이 된 퓨전 사극과 드라마 '시크릿 가든' 이후 주목받고 있는 판타지 로맨스에 귀신까지 등장시킨 드라마다. 이처럼 모든 장르를 다 모았지만 산만함을 찾아볼 수 없는 게 특장점.
드라마 관계자는 "독특한 설정과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며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시청률 공약을 했다. 신민아는 15% 달성시 미니 한복을 입고 비욘세 '싱글레이디' 안무를, 연우진은 20% 달성시 아랑 코스프레를 하기로 했다. 이준기는 25%가 넘으면 레이디가가로 변신한다고 약속했다. 신민아의 '싱글레이디' 춤은 곧 볼 수 있을 것 같다. '각시탈'이 다음 달 종영하면 수목극 1위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