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31·삼성)가 돌아왔다. 그는 26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10승(5패)째를 올렸다. 2005년 이후 7년 만에 거둔 두 자릿수 승리. 아울러 2000년 데뷔 이후 13시즌 만에 통산 100승을 꽉 채웠다. 또 이날 1회 첫 타자 오지환을 삼진 처리하며 통산 1000탈삼진을 달성했다. 100승과 1000탈삼진은 모두 역대 23번째 기록이다. 배영수의 '기록'이 더욱 빛났던 이유는 부상과 슬럼프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마운드 위에 우뚝 섰기 때문이다.
200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 배영수는 2004년 17승을 따내며 정규시즌 MVP에 선정돼 자타공인 '넘버 원' 투수가 됐다. 그리고 그해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10회까지 노히트 노런 행진을 펼쳐 국내 야구사를 새롭게 쓰기도 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2007년 1월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며 전성기의 구속을 잃은 그는 2009년 1승12패 평균자책점 7.26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졌다. 하지만 혹독한 재활을 거친 끝에 올 시즌 더욱 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오뚝이처럼 재기에 성공한 배영수에게 일간스포츠는 8월 넷째주 주간 MVP(상금 50만원)를 선물했다. 그는 "여러 가지 경험이 더욱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며 앞으로의 선전을 다짐했다.
-수상 소감은.
"상을 받는다는 건 당연히 기분이 좋다.(웃음) 특히 시즌 10승과 통산 100승이 겹쳐 더욱 기분이 좋다."
-7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는데.
"참 힘들게 했다. 지난 2년 동안 (재활을 거치면서) 정말 많은 준비를 했고, 스스로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결과가 10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
-8월 성적(3승1패 평균자책점 1.63)이 좋은데.
"아무래도 (무더운) 대구에 오래 살았기 때문에 더위에 적응하는 게 다른 선수들보다 좀 더 익숙하다."
-올해 달라진 게 있다면.
"일단 볼 끝이 좋아졌고 스피드도 좀 더 끌어올렸다. 지난 2년 동안 투심과 서클 체인지업 등을 연마했는데 손에 익숙해져 효과를 보고 있다. 덕분에 원래 주종이었던 슬라이더의 위력도 배가됐다."
-팔꿈치는 완치가 됐나.
"몸은 이제 아프지 않다. 어린 나이에 여러 가지 경험을 해봤으니까 앞으로 좀 더 (성적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웃음)"
-통산 100승과 1000탈삼진 중 애착이 가는 기록은.
"아무래도 통산 100승이다. 100승이라는 게 꾸준함을 대변하는 거 같고 아무래도 한 팀(삼성)에서 달성했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간다. 1승 올리는 게 정말 어렵다."
-남은 시즌 목표는.
"나갈 때마다 이기고 싶다. 팀 성적도 좋기 때문에 선수 개개인이 지금처럼 자기 몫을 해내면 될 것 같다. 구체적인 목표 승수를 정하기보다 일단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