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상무(국군체육부대)의 보이콧과 아마추어 전환에 따른 후폭풍이 한국 축구계를 흔들고 있다.
국군체육부대 정훈공보실은 13일 오후 프로축구연맹에 '상무 축구부 운용계획'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여기에는 '올 시즌 K-리그에서 남은 14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 강등이 확정된 상태에서 남은 경기를 치르는 의미가 없다'는 보이콧 선언과 '다음 시즌부터 아마추어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2003년 광주를 연고로 K-리그에 입성했던 상무는 딱 10번째 시즌을 치르고 다시 아마추어로 전환한다.
▶남은 K-리그 운용은
상주는 선수단을 운용할 권한이 없다. 선수들의 출전 여부는 체육부대가 결정한다. 체육부대가 남은 경기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에 상주의 의사와 상관 없이 경기는 치르기 힘들게 됐다. 그렇다고 리그 운용에는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당장 대구FC는 홈에서 상주를 상대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대구는 한 주를 쉬는 대신 승점 3점을 챙긴다. 규정에 따라 몰수경기, 2-0 승리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매 라운드마다 상주를 만나는 B그룹 한 팀은 쉬면서 승점 3점을 차지하게 된다.
▶제2의 이동국은 없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받은 쪽은 선수들이다. 경기력을 유지하려면 강팀과 상대하는 것이 좋다. 체육부대가 K-리그에 있으면서 이동국과 김정우, 최효진, 정경호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꾸준히 배출했던 것도 이제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그러나 체육부대가 아마추어 전환을 선언하면서 경기력 유지에 문제가 생겼다. 체육부대 측은 "아마추어로 전환해도 프로 선수들을 꾸준히 뽑겠다"고 말을 했지만, 아마추어팀으로서 출전하는 대회는 프로 2부리그보다 한 단계 아래 대회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22개월간 경기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 당연하다.
▶2부리그 구성도 삐끗
프로연맹은 다음 시즌 상무를 경찰청과 함께 2부리그에 포함 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체육부대의 방침으로 2부리그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현재 프로연맹에 2부리그 유치의향서를 낸 팀이 8개를 넘는다지만, 현실적으로 창단이 가시화된 팀은 구미시 정도다. 고양 할렐루야와 충주 험멜, 경찰청 등을 제외하고는 뚜렷하게 나온 팀도 없는 실정이다. 상무까지 빠진다면 2부리그 구성에 애를 먹는 것은 당연하다. 김진형 프로연맹 차장은 "상무가 없더라도 2부리그를 운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래도 상무와 끝까지 협의를 해볼 것이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