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원(32)은 지난 2년여간 누구보다 더 바쁜 날들을 보냈다. 지난해 7월 개봉한 영화 '퀵'을 통해 주연급 배우로 올라섰고 '점쟁이들'과 '엘 꼰도르 빠사' '조선미녀삼총사' 등 세 편의 영화에 캐스팅됐다. 또 지난달 17일부터 방송되고 있는 MBC 금요드라마 '천번째 남자'에도 주연으로 출연중이다.
강예원 스스로도 "하루 두어시간 밖에 못 자며 살고 있다"고 밝혔을 정도.
잘 나가는 여배우 강예원이 이번에는 '점쟁이들'(신정원 감독, 10월 3일 개봉)을 들고 대중 앞에 섰다. 김수로·이제훈·곽도원 등이 캐스팅된 이 영화에서 강예원은 점쟁이들의 굿판을 취재하러 갔다가 생각지도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여기자 역을 맡았다.
-기자를 연기해본 소감은.
"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여기자는 똘똘하면서도 딱딱한 성격으로 묘사된다. 시나리오상에서도 그런 이미지의 캐릭터로 그려져있었다. 그대로 연기했다가는 너무 전형적으로 보이고 재미도 없을것 같아 감독님께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보겠다'고 제안했다. 고맙게도 '그 캐릭터는 네가 제일 잘 아니까 알아서 해보라'는 허락이 떨어져 내 뜻대로 해볼 수가 있었다."
-화면상에서는 살이 좀 찐 것 같더라.
"8kg이 찐 상태에서 촬영했다. 캐릭터를 위해 일부러 그랬다고 해야 멋있겠지만 사실은 그렇지않다. 겨울에 촬영하느라 너무 추워 현장에서 닥치는대로 군것질을 했는데 그 여파로 체중이 불어난거다. 초콜렛이 든 단 과자나 주먹밥 등 현장에 먹을게 항상 널려있었다. 극중 캐릭터와도 잘 맞아떨어져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지금은 9kg을 감량해 원래 몸으로 돌아온 상태다."
-4살 어린 이제훈과 은근한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사실은 베드신도 있었는데 최종편집에서 빠졌다. 이야기 흐름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삭제한것 같다."
-겨울에 바다에 빠지는 장면을 찍느라 고생스러웠을 것 같다.
"너무 추워 제정신이 아니었다. 나를 죽이러 온 킬러와 함께 바다에 빠지는 장면을 찍었는데 촬영이 끝난후에 킬러 연기를 하신 분이 얼굴이 하얗게 질려 응급실로 실려가버렸다. 그분이 구급차에 타면서 '예원씨는 괜찮냐'고 물었다더라. 난 그 때 아무렇지 않게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여자가 실려가야 좀 연약해보이는건데 참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잠수신까지 소화했다. 수영엔 자신있는 편인가.
"원래 물을 좋아한다. 수영도 좀 하는 편이고, 샤워도 하루 두번 이상 한다. 반신욕도 좋아하고 심지어 물을 마시는 것도 좋아한다. 일명 '물체질'이라고 할까.(웃음)"
-'해운대' 등 윤제균 감독 사단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그들도 '점쟁이들' VIP시사회에 왔나.
"'해운대' 팀에 일일이 연락을 돌렸는데 아무도 못왔다. 설경구 오빠는 마침 시사회 때 영화 '미스터K'의 촬영을 끝내고 회식을 한다더라. 이민기도 촬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김인권 오빠도 자신이 주연으로 출연한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 스케줄 때문에 참석을 못했다. 하지원 언니 역시 촬영 때문에 못왔다. 좀 섭섭하긴 했지만 바쁜데 어쩌겠나. 그래도 내 패밀리중에서 차태현 오빠와 송새벽 오빠가 와줘 다행이었다."
-'퀵'에 동반출연후 열애설까지 불거졌던 이민기와 여전히 친하게 지내고 있나.
"또 무슨 말이 나올지 몰라 조심스럽다. 멀리해야 하는 친구다.(웃음) 지금 민기가 바빠 연락은 못한다. 그래도 얼마전에 내가 출연중인 MBC 금요드라마 '천번째 남자' 촬영장에 찾아온 적이 있다. 순전히 나만 보러 온 건 아니고 마침 드라마 감독님이 민기가 출연했던 영화 '로맨틱 아일랜드'를 연출했던 분이라 겸사겸사 놀러온거였다."
-백상예술대상 등 큰 시상식에서 상도 한번 받아봐야하지 않겠나.
"받았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그런 시상식에 초대라도 받아봤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막상 후보에만 오른 상태에서 드레스 차려입고 시상식을 들락거리다보니 은근히 화가 나더라.(웃음)"
-시사회 전날 다리를 다쳤다던데.
"'점쟁이들' 언론시사회 전날 계단에서 삐끗해 넘어졌다. 지금 인터뷰 등 공식일정 때문에 깁스를 풀어놓은 상태인데 자꾸 부어오르는 것 같아 큰일났다. 지금 촬영중인 '조선미녀 삼총사' 팀이 나 때문에 골치아파하고 있다. 얼마전 촬영장에 갔더니 무술감독님이 목발을 짚고 나타난 나를 보고 뒷목을 잡으시더라. 빨리 나아야 한다."
-결혼생각은 없나.
"남자가 있어야지. 누구를 알아가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과정이 지금은 너무 번거롭다. 좀 더 지나면 좋은 인연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