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SK는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에서 이겨 올 시즌 2위를 확정하며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SK는 7월11일 문학 넥센전에서 패하며 시즌 팀 최다인 8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그러면서 6월25일까지 시즌 1위를 내달리던 팀 순위도 6위까지 내려앉았고, 승률은 5할 밑으로 떨어졌다. 계속되는 타선의 침묵, 그리고 박희수·정우람이 빠지면서 생긴 중간계투와 마무리의 구멍은 채우기에 버거워 보였다. 또 왼손 에이스 김광현의 부상과 부진, 외국인 투수 마리오의 부상으로 인한 공백도 뼈아팠다. 팀의 최대 위기였다. 그러면서 SK는 4강권 싸움에서 점점 멀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최강팀으로 군림했던 SK의 저력은 살아있었다. 터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타선은 한 번 상승세를 타자 무섭게 타올랐고, 윤희상·송은범이 버틴 선발진은 탄탄해지기 시작했다. 또 부상 선수들이 생길 때마다 등장하는 백업선수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이만수(54) SK 감독은 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올 시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이 자리까지 왔다. 선수들의 의지가 만들어낸 승리”라고 소감을 전했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힘겨운 싸움이었다. 시즌 내내 힘든 일도 많았다.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이다.”
-준플레이오프 승리팀을 기다리는 입장이 됐다. 어느 팀이 올라오는 것이 좋은가.
“두 팀 모두 버겁다. 롯데는 시즌 전적(8승9패)에서 우리가 뒤지고, 두산(9승1무9패)과는 막상막하다. 롯데는 다이나믹한 타선을 자랑하는 팀이다. 한 번 분위기를 타면 무섭게 탄다. 올 시즌에는 불펜까지 안정되어 있다. 두산은 투수진이 안정적이고, 굉장히 조직적이다. 거기에 발 빠른 선수들이 많아 주자를 내보내면 상대팀 입장에서 굉장히 위협적이다. 두 팀 모두 창과 방패가 강한 팀이다. 전력분석원들과의 철저한 사전 분석을 통해 대비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포스트시즌에 대비한 비밀병기는 있는가.
“김광현은 우리 팀 에이스다. 에이스가 잘 해줘야 팀 분위기가 살아난다. 그 외에 비밀병기는 없다. 큰 경기일수록 평소 잘하던 선수가 잘한다. 갑자기 잘하는 선수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힘쓸 예정이다.”
-롯데와 두산 둘 중 어느 팀이 올라오느냐에 따라 엔트리가 달라질 수도 있나.
“아니다. 어느 팀이든 플레이오프 엔트리는 고정적이다. 이미 정규시즌에서 맞상대를 해봤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가 더 경기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승부는 결정된다.”
-지난해에는 감독대행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렀고, 올해는 감독 신분이다. 느낌이 다른가.
“우승을 향한 욕심은 같지만,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지난해에는 준플레이오프로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정말 정신 없이 경기를 했다. 준비할 시간도 많지 않아 경기를 치르는 내내 걱정과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9일 정도의 준비 시간이 주어졌다. 그 기간 중에 선수들과 2박3일 합숙훈련도 할 것이고, 경기를 앞두고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휴식도 줄 것이다. 이미 스케줄은 모두 짠 상태다.”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각오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그것만 보더라도 우리 선수들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는 그나마 작년보다 상황이 좋다. 더 철저히 준비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