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얼(34)이 목소리 하나로 음악 팬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켰다. 데뷔 13년 만에 발표한 솔로 정규 1집 '프린시플 오브 마이 솔(Principle Of My Soul)'은 지난 달 20일 공개와 동시에 각종 음원사이트 상위권 차트를 차지하더니 그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타이틀곡 '바람기억'은 물론 '미싱 유' '이별시작' '여전히 난' 등 앨범에 수록된 10곡은 애잔한 울림으로 대중의 감성을 파고들고 있다. 나얼은 "내가 찾던 소리를 대중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녹음과 감상을 반복하며 원하는 음악들을 만들었다"면서 "한 장의 앨범을 만들며 위로와 치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이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이 될 수도 있다"며 의미심장하게 소개한 나얼을 만났다.
-솔로 앨범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
"그동안 솔로 앨범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스스로 만족할 만큼 준비된 상태에서 내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이 적기인 것 같다."
-홀로서기 준비는 어땠나.
"혼자 준비해보니 외롭더라. 브라운 아이즈(나얼·윤건)나 브라운 아이드 소울(나얼·정엽·영준·성훈) 앨범을 준비할 때보다 많이 힘들었다. 마음에 들 때까지 해야하는 성격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다. 그래도 내 마음대로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 편하고 좋더라."
-앨범에 수록된 11곡을 소개해 달라.
"1960~1970년대 소울 분위기가 많이 난다. 내가 찾던 소리와 음악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었다. '바람기억'은 나를 스쳐 지나간 사람들과의 지난 날들을 되돌아본다는 내용의 곡이다. '이 노래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만들었다. '소울 피버'와 '유 앤 미'는 릴 테이프로 녹음했다. 소리의 아주 작은 파장까지 기록되는 방식이라 훨씬 섬세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음악색이 뚜렷하다.
"흑인음악 소울에 빠진지 오래 됐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는 소울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나얼이란 이름의 뜻은 '나의 정신' 이다. 영혼을 음악에 담는다는 것이 소울과 일맥상통한다. 하하."
-마지막 앨범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은 어떤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나.
"말 그대로다. 이번 앨범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만들었다. 내 목표는 주기적으로 앨범을 발표하거나 공연을 하는 것이 아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뒤에 들어도 좋은 곡을 만드는 거다. 부담없이 음악활동을 하고싶다."
-함께 활동했던 윤건과는 사이가 어떤가.
"관계에 특별한 문제는 없다. 서로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자주 보는 사이는 아니다."
-MBC '나는 가수다'에서 계속 러브콜을 보냈다고.
"출연 제의를 계속 한다. 하지만 절대 나가고 싶지 않다. 주목 받거나 나서는 것을 안 좋아한다."
-취미는 뭔가.
"특별한 취미는 없다. 미술을 좋아하는데 전공으로 해오던 분야라 취미라고 할 수는 없다. 단국대학교 서양미술을 전공했다. 요즘은 판화를 주로 작업하는데 종종 개인전을 열고 작품을 팔기도 한다. 일본 사람들이 내 작품을 특히 좋아하더라. 친한 연예인들이 사가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에는 300만원 정도에 팔렸다."
-여자친구 한혜진이 진행하는 SBS '힐링캠프'를 보나.
"안 본다.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연예인을 사귀는 것 같아 어색하고 싫다. 나에게 한혜진은 배우가 아니라 여자친구다. 매번 음반이 나올 때마다 여자친구는 앨범을 듣고 '좋다' '별로다'를 평가해준다. 의사표현이 정말 확실하다. 다행히 이번 앨범은 '정말 좋다'고 칭찬해줬다. 한두 달 된 커플이었다면 솔직한 평가들이 서운하게 느껴질 때도 있을 거다. 하지만 9년차 커플이라 그런지 이젠 어떤 반응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