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주전 포수 강민호(27)가 눈 부상에서 회복해 훈련을 시작했다.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출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강민호는 14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팀 훈련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강민호는 가벼운 토스 배팅과 캐치볼을 실시했고, 실내 웨이트장에서 체력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을 마친 강민호는 "몸 상태는 좋다"며 "눈에도 특별한 이상은 없다. 며칠 쉬어서 그런지 힘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강민호는 15일 오전 한 차례 더 병원을 찾아 최종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는한 16일 열리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오프 1차전에서 눈 부상을 당한 강민호는 각막 후면에 부종이 생겼다는 판정을 받고 11일 해운대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당초 14일까지 병원에 있을 예정이었지만 팀이 11일 3차전에서 패하면서 고비를 맞자 응원을 위해 퇴원을 결심했다. 그는 12일 4차전을 앞두고 사직구장을 찾은 "내가 함께한 1~2차전은 이겼는데, 3차전에 자리를 비우니 지더라. 승리의 아이콘이 왔으니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14일 사직구장 실내 웨이트장에서 훈련을 실시하는 강민호
강민호의 말처럼 롯데는 4차전에서 두산을 제압하고 13년 만에 포스트시즌 상위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연장 10회말 끝내기 주자 박준서가 홈을 밟는 순간 더그아웃에 있던 강민호는 누구보다 먼저 뛰쳐나와 기뻐했다. 당시 강민호의 울먹거리는 표정이 사진기자에게 포착돼 팬들 사이에는 그가 감격의 눈물을 흘린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강민호는 "병원에서 소리치지 말라고 했는데, 승리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며 "오랜만에 소리를 치다 보니 갑자기 기침이 나오더라. 너무 기침을 하다가 눈물이 맺힌 것이지 운 건 아니다. 나도 그 사진은 봤다. 울었다고 해도 될 정도의 표정이었다"며 멋쩍어했다.
강민호는 지난해 SK와의 플레이오프를 잊지 않고 있었다. 당시 롯데는 시리즈 전적을 2승2패까지 끌고 갔지만 마지막 5차전을 패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강민호는 "작년의 경험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준플레이오프에서 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다 넘겼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무조건 이기는 생각만 할 것이다. 열심히 하는 일만 남았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롯데 선수들은 투수와 야수조로 나뉘어 평소와 다름 없는 훈련을 실시했다. 선수단의 훈련을 옆에서 지켜본 최효석 부산 MBC 해설위원은 "선수단의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면서 "훈련에 임하는 자세들도 모두 적극적이었다. 준플레이오프 징크스를 깼다는 것이 플레이오프 경기력에도 좋게 작용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