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500원짜리 옷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푸른 가을 햇살 아래 모두가 흥에 겨워했다. 위아자 나눔장터가 14일 ‘나누면 경제도 튼튼! 지구도 튼튼!’이란 주제로 서울·부산·대전·전주에서 열렸다. 4개 도시의 장터에는 모두 44만 명의 시민이 찾았고 700명의 자원봉사자가 행사 진행을 도왔다. 서울 30만명, 부산 7만명, 대전 4만명, 전주 3만명 등 역대 최대로 많은 시민들이 장터를 찾았다.
4개 장터에서 시민들과 기업·단체들이 물건을 팔아 모은 기부금은 1억 3841만원이었다. 2005년 첫 장터가 열린 후 올해까지 총 기부금은 10억 1000만원이 넘고, 총 참가자 수는 277만 명이다. 장터를 통해 모인 기부금은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돕는 위스타트 운동에 쓰인다.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기회의 평등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하고 북돋우는 일이다. 서울 장터는 낮 12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서 열렸다. 중앙일보와 함께 행사를 주최해온 서울시의 김상범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 홍명희 아름다운 가게 이사장, 허남순 위스타트운동본부 부회장이 참석했다. 김명환 GS칼텍스 부사장과 박홍섭 마포구청장, 하영 주한중국대사관 총영사, 남선현 JTBC 사장, 김수길 중앙일보 부사장 등도 나눔의 의미를 함께 나눴다.
부산 장터는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야외주차장에서 열렸다. 부산은행·BN그룹 등 30여 개 기업·단체가게, 200여 개의 개인·가족가게가 차려졌다. 개장식에는 허남식 부산시장과 임혜경 부산시교육감, 김수익 벡스코 사장, 이달덕 부산경상대총장, 정우연 해운대부구청장, 박성환·최상수 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김교준 중앙일보 편집인 등이 참석했다.
대전 장터는 대전시 서구 둔산동 보라매광장에서 한국도로공사 충청본부 직원인 이수정씨 가족의 선서로 시작됐다. 이씨 가족은 4년 전부터 해마다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가하고 있다. 이씨 가족은 “애물단지를 누군가의 보물단지로 바꿔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염홍철 대전시장, 정동수·권경주 아름다운 가게 대전·충청본부 공동대표, 김종혁 중앙일보 편집국장, 전종구 대전시티즌 사장 등이 참석했다. ㈜선양·금성백조 등 지역 기업들도 동참했다.
네 곳의 장터는 시민들이 어깨를 부딪치고 지나가야 할 정도로 붐볐다. 특히 시민들이 여는 서울의 개인판매장에는 긴 줄이 늘어서 에스텍에서 나온 자원봉사 보안요원 9명이 배치됐다. 경기도 안성에서 남편과 아들 손을 잡고 나온 주부 장유정(39)씨는 “아이들이 장터에 쓰던 물건을 갖고 나와서 흥정해 그 이익금을 불우 이웃에게 전달하는 과정 자체가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인 파이엥 브뤼노(41)는 “프랑스에서는 작은 규모로 벼룩시장이 열리는데 한국에선 규모가 엄청나게 큰 걸 보고 놀랐다”며 “자발적으로 시민들이 참여해 서로 돕는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부산·대전·전주=김민상·황성윤·서형식·장대석 기자 step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