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벨기에-콜롬비아, 10년 잠에서 깨어나다
한동안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사라졌던 벨기에와 콜롬비아가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선전하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벨기에는 12년만에, 콜롬비아는 16년만에 본선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벨기에는 에당 아자르 등 새로운 스타들로 세대 교체에 성공했다. 콜롬비아는 에이스 라다멜 팔카오를 앞세워 상승세를 타고 있다.
▶벨기에- 되살아난 원조 붉은 악마
벨기에는 과거 '원조 붉은 악마'로 불리며 1980년대 명성을 자랑했다. 1982년부터 2002년까지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하기도 했다. 통산 월드컵 출전 횟수는 11회다. 최고 성적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는 거둔 4위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1-1로 비기기도 했다.
하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로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유럽예선에서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스페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밀려 조 4위로 탈락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럽예선에서는 또다시 스페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터키에 밀려 조 4위로 탈락. 아르메니아, 에스토니아 같은 약팀에도 패했다.
두 차례 연거푸 쓴맛을 봤던 벨기에는 세대 교체에 성공하면서 유럽 예선에서 선전하고 있다. 벨기에는 2014 브라질월드컵 유럽 예선 A조에서 3승1무(승점 10)로 조 1위에 올라 있다. 크로아티아(3승1무, 승점 10)를 골득실에 앞서 있다. 르비아(1승1무1패, 승점 4)가 뒤를 따르고 있다. 웨일스, 스코틀랜드, 마케도니아 등과 한 조에 속해 대진운도 괜찮은 편이다.
FIFA는 "벨기에가 유럽예선에서 신진 세력의 명성을 재확인시켰다"고 평가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20대 젊은 선수들로 스쿼드를 꾸렸고, 이들이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공격자원인 에당 아자르(21·첼시), 펠라이니(25·에버턴), 무사 뎀벨레(25·토트넘), 루카쿠(19·웨스트브로미치), 케빈 미랄라스(25·에버턴) 수비수 빈센트 콤파니(26·맨체스터시티), 얀 베르통헨(25·토트넘) 토마스 베르마엘렌(27·아스널) 등이 있다. 티보 쿠르투아(20·AT 마드리드), 케빈 데 브루잉(21·베르더 브레멘)도 있다.
벨기에는 지난 13일 부담스런 세르비아 원정에서 3-0 완승을 거둔데 이어, 17일 스코틀랜드에 2-0으로 승리했다. 후반 24분 크리스티안 벤테케가 선제골, 후반 26분 빈센트 콤파니가 추가골을 넣었다. 4경기에서 8골을 넣고 단 1골만 내주며 공수가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향후 조별리그에서는 홈경기에서 1-1로 비긴 1번시드 크로아티아와의 원정경기가 조 1위를 유지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콜롬비아- 남미의 No. 3를 꿈꾸다
콜롬비아는 '사자머리' 발데라마, '괴짜 골키퍼' 이기타 등이 뛰었던 1990년대가 전성기였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하는 등 1998년 프랑스 대회까지 3회 연속 진출했다. 하지만 발데라마, 린콘, 아스프리야 등이 물러나면서 2002년 대회부터 남미 예선에서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브라질-아르헨티나 남미 양강은 물론 에콰도르,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에 밀려났다.
콜롬비아는 브라질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인간계 최고 공격수' 라다멜 팔카오(26·AT 마드리드)를 앞세워 16년만의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팔카오는 지난 13일 파라과이과의 경기에서 혼자 두 골을 넣으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소속팀에서 올 시즌 7경기 11득점(슈퍼컵 해트트릭 포함)을 기록 중인 팔카오는 대표팀에서도 5경기 6득점의 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3경기 연속골이다.
콜롬비아는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에 각각 일격을 당했으나 지난 9월부터 우루과이, 칠레, 파라과이를 상대로 3연승을 달리며 풀리그로 벌어지는 남미예선 2위로 올라섰다. 16일 현재 5승1무2패(승점 16)로 1위 아르헨티나(5승2무1패, 승점 17)에 승점 1점 뒤졌다. 에콰도르(5승1무2패, 승점 16)와는 골득실을 다투고 있다.
남미 예선은 9개팀이 4.5장의 진출 티켓을 놓고 다투고 있다. 17일 경기가 없는 콜롬비아는 에콰도르의 경기 결과에 따라 2위를 지키거나 3위로 밀려나게 된다. 이날 에콰도르가 베네수엘라와 1-1로 비기면서 콜롬비아는 승점 1점 차로 3위로 내려갔다. 하지만 콜롬비아는 한 경기를 더 치른 4~5위 베네수엘라(승점 12), 우루과이(승점 12)에 승점 3점이나 앞선 3위다. 브라질을 향한 티켓 경쟁에 여유가 있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