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화는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PO) 5차전에 앞서 사흘 전 저지른 뼈아픈 실수를 복기했다. 조동화는 지난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3차전 6회 문규현의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를 조명탑에 가려 공의 방향을 놓쳤다.
처음에는 타구 방향대로 수비 위치를 잡았지만 마지막에 이른바 '만세'를 부르며 안타를 허용했다. 당시 1루에 있던 황재균이 홈을 밟으며 0-4로 점수가 벌어졌다. 3차전의 승부를 가른 장면이었다. 안타로 기록됐지만 사실상 '실책'이나 다름없는 플레이였다. 조동화는 "처음에는 공이 보였는데 1/3정도 날라 온 후 공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사직구장에선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자신감 있는 대답.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이후에 경기를 보는데 롯데 우익수인 손아섭의 수비 위치가 (일반적인 위치와) 다르더라. (임)훈이에게 '아섭이 왜 저기 있냐'고 물었는데 시합 중에 한 번 서보라고 하더라. 근데 그 위치가 나이트에 공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장타력 있는 선수가 나오면 그 위치에서 뒤로 움직이는 것처럼 앞뒤로 이동만하면서 수비를 하더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직구장 외야에는 라이트에 공이 들어가는 이른바 사지(死地)가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벤치에서도 조동화의 새로운 수비위치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손아섭의 수비위치에 서 있으니까 더그아웃에서 다시 옮기더라. 하지만 정경배 수비코치에 사정을 말했더니 이해해주셨다"고 말했다. 결국 철저한 '원인' 분석이 '교훈'의 밑거름이 됐다.
조동화는 이어 "(오늘 경기가 열리는) 문학구장도 해가 떨어지는 오후 7시30분 쯤 하늘이 검정색으로 변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 높이 떴다가 내려오는 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시간상으로 20분 정도인데 그때를 조심해야한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