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대형 천막으로 만든 근조기엔 ‘수원시설 여자축구단 시민의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여자축구단 수원시설관리공단(FMC) 해체를 반대하는 이들이 직접 만들어 내 걸었다.
지난 18일 수원FMC의 해체를 발표한 수원시는 22일 수원시설관리공단에 공문을 보내 해체를 공식화 했다. 공문엔 ’해단과 관련해 선수단 사후 정리와 지원에 철저히 해달라‘는 내용이 덧붙여 있었을 뿐, 해고되는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에 대한 대책에 관해선 전혀 언급이 없었다.
선거 전 수원FMC를 찾아 잔디 운동장 등을 약속했던 염태영 수원 시장 역시 지난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여자축구단 해체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직장운동경기부의 효율적 관리, 여자축구단의 부진한 성적 등이 이유였다. 수원시는 프로야구 창단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했지만, 23일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을 초청해 야구 포럼을 개최하는 등 제 10구단 창단을 위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근조기를 제작한 한 축구팬은 “수원FMC가 해체될 경우 제 2의, 제 3의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적어도 해고 당하는 이들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었어야 한다. 자식을 가진 부모의 심정이라면, 이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휴가 도중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수원FMC 소속 선수들은 현재 소속팀 숙소로 돌아가 이선균 감독과 함께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