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의 불안은 경기 직전이나 경기 중 최고조에 달한다. 불안을 유발시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자신감의 결여·고질적인 자기부정·극도로 예민해진 신경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원인들은 서로 톱니처럼 맞물려 불안을 증폭시킨다.
이를테면 자신감의 결여로 나타난 불안은 심한 자기부정으로 이어지고 자기부정은 극도의 신경과민을 일으킨다. 불안의 사이클은 선수 자신도 모르게 부정적 언어를 생산한다. 불안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끝내 불쾌한 감정을 타인이나 상대 혹은 관중 탓으로 돌려버린다.
말과 함께 경기를 치르는 승마의 특성상 승마선수의 언어는 다른 종목의 스포츠보다 훨씬 노골적인 경우가 많다. 선수의 뜻대로 되지 않거나 선수의 기대치 혹은 눈높이에서 멀어지게 되면 선수는 말을 탓하기 일쑤다. 마침내 말에게 화풀이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들의 평가는 냉혹하다. 말을 탈 기량이나 자격이 없는 선수라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불안요소를 줄이거나 없애기위한 방법으로 ‘과제 지향적 자기암시’라는 훈련 프로그램이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자기암시 방법은 불안의 원인을 해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자신감의 결여나 자기부정 혹은 신경과민 등을 함께 극복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매우 간단하다. 그리고 모든 스포츠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이다.
승마의 경우 선수는 말에게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암시를 전달해야 한다. 말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자신있는 목소리로 전달해야 한다. 말의 이름을 부르며 “너는 분명히 잘 할 수 있어. 널 미치도록 사랑하니까”라고 반복하면서 암시하는 것이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가장 먼저 마방에 들어가 말에게 인사를 하고 암시를 반복하면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말 머리과 뺨을 쓰다듬으며 자신에 찬 음성으로 칭찬이 섞인 암시는 말의 불안요소를 해소하는 명약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