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했다면 올 가을 최고로 기억됐을 멋진 다이빙 캐치가 나왔다. 구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모든 사람들은 삼성 유격수 김상수(22)가 SK 최정(25)이 때린 타구를 잡아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심지어 김상수 자신도 그랬던 것 같다.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3차전에서 김상수는 귀신에 홀린 듯했다. SK는 6회말 정근우의 적시타로 6-7로 따라붙었고, 2사 1·3루 기회를 이어갔다. 최정이 때린 타구는 빠른 속도로 삼성 투수 안지만 옆을 스쳤다. 2루를 타고 중견수 앞으로 빠지는 듯했지만 김상수가 몸을 던져 잡아냈다.
김상수는 넘어진 채 중견수 정형식을 바라봤다. 자신의 글러브에 공이 들어가 있는 걸 몰랐던 것이다. 넘어지는 순간, 공이 글러브로 들어왔기에 느끼지 못했다. 깜짝 놀란 김상수는 재빨리 일어나 2루를 찍었지만 1루주자 박재상보다 한 발 늦었다. 그 사이 3루 주자 임훈이 홈을 밟아 7-7 동점.
김상수는 재빨리 공을 뽑아 1루로 던졌다. 그러나 공보다 마음이 앞선 나머지 원바운드 송구가 됐고, 공은 1루수 이승엽을 지나쳐 SK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볼데드가 돼 2개 베이스 안전진루권이 주어지며 박재상은 3루에서 홈까지 걸어들어왔다. 8-7 역전. 김상수의 착각과 실책으로 동점과 역전까지 허용한 것이다.
이 장면 이전에도 김상수는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했다. 4회 정근우의 유격수 내야안타는 바운드가 불규칙했다. 정근우가 2루 도루를 할 때 김상수는 태그를 서두르다 공을 떨어뜨려 정근우를 3루까지 보내줬다. 이후 이호준의 땅볼을 김상수가 잡아 처리하긴 했지만 이 타구 역시 불규칙하게 굴렀다. 불운과 실수가 여러 차례 쌓이더니 6회 결정적 실책이 나왔다. 수비 잘하는 김상수라고 해도 이날은 공 하나하나가 귀신 같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