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FC서울 감독이 15일 울산을 상대로 3-1 완승을 거둔 후 한 말이다.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인 서울은 승점 3점을 챙겨 2위 전북 현대와의 격차를 승점 7점 차이로 더 벌렸다. 이제 남은 경기는 5경기다. ‘매직 승점’은 9점이다. 서울은 9점만 더 얻으면 2위 전북이 전승을 거둬도 자력으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린다. 전북이 한 두 경기 승리하지 못한다면 매직 승점은 더 줄어든다.
◇ 서울, 홈에서 우승 축배를 들고 싶다
최용수 감독은 상당히 여유있는 기색이다. 그는 승점 7점 차이에 대해 "쉬운 숫자이면서 힘든 숫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북이 추격할 수 있는 기회는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뉘앙스다. 이전까지 '최대한 승점을 따내야 한다'는 긴장감은 자신감으로 변했다.
사실 최 감독은 울산전 승점 3점에 많은 의미를 뒀다.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였고, 그래서 전날 호주와의 A매치에 출전했던 국가대표 하대성과 고명진을 울산전에 이틀 연속 출장시키는 무리수도 뒀다. 목표대로 승점 3점을 챙겼고, 이제 남은 5경기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치를 수 있게 됐다.
슬슬 우승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최 감독은 "우승이 보일 듯 말 듯 하다"고 웃으며 "홈팬 앞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한다면 무척 좋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사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전북이 워낙 강팀이라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말했다. 자신감은 갖되 자만에 빠지지는 않겠다는 각오다.
서울이 경남·제주 상대로 연승을 이어가고 오는 25일 홈여서 열리는 전북과의 맞대결에서 우승 축배를 터뜨리는 게 서울 입장에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 전북, 한 경기 삐끗하면 물거품
추격하는 전북은 다급해졌다. 이제 한 경기만 잘못해도 역전 우승의 불씨가 꺼질 수 있다. 전북은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긴다는 전제 아래 서울이 2승2무1패(승점 8) 이하의 성적을 거두기를 기대해야 한다.
당장 주말 포항 원정부터 고비다. 전북은 올 시즌 포항에 1승2패로 약했다. 지난달 7일에는 0-3으로 완패했다. 게다가 포항 원정이다. 전북은 최근 포항 원정 5경기 무승(3무2패)다. 포항을 넘으면 ACL 우승팀 울산을 만난다. 울산은 전북전까지는 실낱같은 3위 희망을 품고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서울은 경남과 제주, 부산 등 그룹A의 6~8위 하위팀들과 경기도 남아있다. 남은 경기 대진도 서울이 좀 더 유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