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스타2) 프로리그 12-13'이 오는 8일 개막한다. 스타크래프트1(스타1) 시대를 완전히 마감하고 스타2 시대를 여는 첫 프로리그로 8개 프로게임단 100여명의 프로게이머가 총출동한다. 이전 프로리그에서는 스타1과 스타2가 병행해 진행되는 바람에 프로게이머들의 실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스타2로만 열리는 이번 프로리그에서는 프로다운 경기가 펼쳐질지 주목된다. 또 스타1 이후 침체에 빠진 e스포츠가 부활할지, '롤드컵'으로 불리며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는 e스포츠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꺾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
흥행요소는 갖췄다
이번 12-13 시즌은 9월 막을 내린 지난 시즌 이후 3개월만에 열리면서 많은 변화가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프로리그를 중계할 방송사가 하나 더 늘었다는 점. 기존 온게임넷과 함께 스포TV에서도 중계 방송을 한다. 스포TV는 프로게임단 이스트로를 운영했던 인터내셔널이스포츠그룹(IEG)의 스포츠 중계권 사업 자회사인 에이클라가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 전문 채널이다. IPTV 채널로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라면 누구나 볼 수 있다. 4일 8경기 중에 토·일은 온게임넷, 월·화는 스포TV에서 중계한다. 이에 따라 2011년 MBC게임이 음악 채널로 변경되면서 프로리그를 볼 채널이 줄어든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연합팀도 출전한다. 1999년 창단된 북미를 대표하는 프로e스포츠팀인 '이블 지니어스(Evil Geninus, 팀 EG)'와 해외 스타2 커뮤니티 소속인 '팀 리퀴드(Team Liquid)'다. 해외팀이 연간으로 진행되는 국내 정규 시즌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 팀의 참가로 영문 중계도 이뤄진다. 공군 에이스는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해체됐다.
경기 방식도 팬들의 관심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됐다. 8개월간 총 6라운드 중 2·5라운드는 승자연전 방식의 위너스리그으로 진행되며 7세트 중 6개 세트의 출전 선수가 미리 공개되는 엔트리 사전 예고제가 도입됐다. 이외 총 상금도 3억원으로 전 시즌보다 2배 이상 증액됐다.
그래도 넘어야할 산 많아
이번 12-13 시즌은 외형적으로 보면 다른 시즌보다 풍성해보인다. 그렇다고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스타2를 즐기는 이용자가 많아야 프로리그를 보는 팬도 많을텐데 현재로서는 그렇지 못하다. 스타2의 PC방 인기순위(게임트릭스 기준)는 3일 현재 23위다. 점유율도 0.6%로 LOL(26.8%)에 비해 한참 뒤쳐진다. 스타2는 내년 3월 12일 출시되는 첫 확장팩인 '군단의 심장'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LOL은 두터운 이용자층에 e스포츠대회도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다. 지난 9월초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아주부 LOL 더 챔피언스 서머 2012' 결승전에 1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운집했으며 지난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윈터 12-13' 개막전에도 2500명이 몰려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번 스타2 프로리그의 흥행 여부는 어디까지나 인기 프로게이머들이 만들어내는 명경기와 각종 화젯거리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스타2 실력에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프로게이머 중 이영호·이제동 정도만 어느 정도 올라와 있고 다른 선수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스타 선수들이 총출동한 이번 스타2 프로리그가 새로운 부흥의 바람을 일으킬 마지막 기회"라며 "이렇게 해도 안되면 스타2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식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은 "이번 프로리그에서 나오는 한국 선수들의 수준 높은 콘텐트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며 "해외 성공을 국내 e스포츠 붐업으로 연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