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한국 남자 유도대표팀 코치로 변신한 2012년 런던올림픽 90kg급 금메달리스트 송대남(33)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60kg급 금메달리스트 최민호(32) 이야기다. 두 코치는 조인철(36) 감독을 보좌해 최근 도쿄 그랜드슬램에서 역대 최다인 금메달 3개를 이끌어낸데 이어 6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코리아월드컵 첫날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따냈다.
두 코치는 친형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매트 위에서는 엄하지만, 매트 밖에서는 친형 같다. 선수들의 신뢰도 절대적이다. 조준호(25·한국마사회)는 66kg급 동메달결정전에서 패한 뒤 코치들부터 찾았다. 김재범(27·한국마사회)은 "작년까지 선수로 한솥밥을 먹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고민이 있으면 편하게 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훈(43) 전 대표팀 감독 역시 "선수들이 코치진과 나이 차가 많이 나면 거리감을 느낀다. 젊은 코치진은 4년 운동할 선수를 8년 운동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송대남은 "요즘 선수들은 옛날 같지 않아 무조건 윽박지르고 강압적으로 하면 안 된다. 친형처럼 다가가 많은 대화를 나누며 뭐가 필요하고, 뭐가 불만인지 듣고 있다"고 말했다. 송대남은 "단, 선수들에게 인기있는 코치가 되면 안 된다. 엄할 때는 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민호도 "밤에 내 방을 찾아 기술을 물어보는 후배들을 보면 너무 예쁘다. 난 카리스마가 부족한 편이라 친형처럼 편하게 대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민호는 "런던올림픽 탈락이 지도자 생활의 자양분이 됐다. 만약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면 내가 얼마나 거만하고 자만해겠나"라며 "현역 시절 밤새도록 유도 생각만 했다. 지금은 더 그렇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