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FIFA 클럽월드컵은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대회다. 득점 오심 논란을 불식시켜줄 골 라인 판독기술(GLT, Goal Line Technology)이 처음으로 도입되는 대회다. FIFA는 이번 대회에 GLT 라이선스를 획득한 호크 아이(유럽 소니)와 골레프(프론호퍼 게젤샤프트)의 두 제품을 사용한다. 호크아이(hawk-eye)는 도요타스타디움, 골레프(GoalRef)는 요코하마스타디움에 각각 설치됐다. 호크아이는 7개의 카메라를 활용해서 공의 위치를 판독하고, 골레프는 공 안에 센서를 심어 전자기장을 이용해 골을 판독하는 기술이다.
▶왜 GLT인가
축구에서 골 라인을 넘어갔느냐 아니냐를 두고 심판 판정 논란은 해묵은 논쟁이다. 2010년 6월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잉글랜드-독일 경기에서 프랭크 램파드(잉글랜드)의 '유령골' 오심은 골 라인 판독 기술 도입에 불을 지폈다. 램파드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안쪽을 튕기고 나왔으나 심판은 이를 보지 못하고 노골을 선언했다. TV 리플레이 화면에는 명백히 골라인을 넘어간 것으로 나왔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고, 잉글랜드는 결국 1-4로 대패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램파드의 유령골은 다음 월드컵에서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을 일깨워 준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GLT 개발 과정
2010년 10월 축구 규정과 경기방식을 결정하는 IFAB(International Football Association Board, 국제축구평의회)는 4개의 GLT 기준을 정했다. 골라인을 넘어갔는지 안 넘어갔는지만 판독하고, 정확한 시스템이어야 한다. 1초 내로 판독되어야 하고, 판독 결과는 경기 심판들에게만 통보된다.
10개 기업이 연구 테스트에 지원했고 2011년 2월까지 진행됐다. 그러나 시간이 짧았다. IFAB는 2011년 3월 회의를 열고 10개 기업 모두가 테스트 초기에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곤 IAFB는 1년간 테스트 기간을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9개 회사가 다시 지원했다. IFAB는 골 판독, 정확성, 심판진에게 통보 등 3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2012년 3월 IFAB는 독립적인 테스트 평가 기관인 EMPA(스위스 재료 과학 기술 연구소 연합)으로부터 1차 테스트 결과를 받았다. 여기에서 호크아이와 골레프 2가지 기술만이 통과됐다. 2012년 7월 IFAB는 9개월간의 2차 실전 테스트 결과를 놓고 만장 일치로 호크아이와 골레프의 GLT를 승인했다. 경기장에서 다양한 상황을 두고 정확성을 따진 결과 두 기술이 완벽하게 골 라인 통과를 판독해냈다.
▶호크 아이의 기술
지난 8일 호크아이 개발사는 도요타스타디움에서 전 세계 취재진을 대상으로 설명 및 시연회를 가졌다. 호크아이의 골라인 판독 원리는 간단하다. 6~8개의 초고속 카메라를 서로 다른 각도로 골대를 촬영, 비디오 분석 소프트웨어가 이미지들을 3D로 종합해서 공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다. 공이 골라인을 넘어가면 1초 이내로 심판이 차고 있는 시계 액정에 진동과 함께 'Goal' 글자로 통보된다.
도요타스타디움에는 각 골대를 향해 7개(총 14개)의 초고속 카메라를 설치됐다. 경기장 본부석과 맞은편 지붕에 12개를 설치하고, 본부석 양쪽 중간에 2개를 달았다.(카메라 설치 지점은 경기장 마다 변동될 수 있지만 골대 뒤쪽 측면, 사이드, 골대 앞쪽 측면 등을 찍는다)
호크아이 실무 운영자는 "각 카메라가 찍은 이미지에서 공의 일부분만 잡혀도 분석할 수 있다. 최소 2개의 사진으로 입체 분석은 가능하다. 7개의 카메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공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크아이의 초고속카메라는 초당 프레임이 TV 카메라(초당 60프레임)보다 더 많아서 TV 카메라가 슬로모션으로 잡아내지 못하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다. 골라인을 단 1㎜만 넘으면 골로 판정할 수 있다고 한다.
도요타스타디움에 설치된 호크아이는 9일 열린 울산 현대와 몬테레이(멕시코)의 경기에서 처음 실전 '데뷔전'을 치렀다. 골 라인 근처에서 애매한 상황이 나오지 않아 호크아이의 기술력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한편 골레프는 축구공 안에 센서를 심어 골대 뒤쪽에 설치된 전자기장 감지장치로 공이 골라인을 지났는지를 판단한다는 기술이다. FIFA는 2013년 브라질 컨페더레이션스컵에도 GLT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