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이번 시즌 부동의 꼴찌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전주 KCC에 기분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현재 공익근무로 군 복무 중인 하승진(27·221㎝)이 2세 소식을 전해왔다. 허재 KCC 감독은 1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원정경기에서 "얼마 전에 하승진이 직접 전화로 아빠가 된다고 연락을 줬다"고 말했다.
하승진은 지난 7월 중순 지인 소개로 만난 김화영씨(25)와 결혼식을 올렸다. 하승진은 결혼 이후 바로 훈련소에 입소해 "새 신부와 떨어져 있는 게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다"는 애틋함을 드러냈다. 또 "아내가 너무 사랑스럽다"는 닭살 멘트까지 날릴 정도였는데, 결혼 4개월여 만에 2세를 갖게 됐다. 현재 김씨는 임신 4주째라고 알려졌다. 하승진은 기쁜 소식을 허 감독은 물론 KCC 동료에게도 직접 전했다.
하승진은 요즘 공익근무와 함께 따로 개인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평소에도 강도높은 훈련은 좋아하지 않기로 유명한터라 허 감독의 걱정이 크다. 허 감독은 "하승진은 훈련보다는 실전에서 부딪히면서 실력이 올라오는 타입이라 훈련이 좀 게으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2년 동안 실전 경기가 전무하니 평소 개인 운동이라도 열심히 하는 게 필요하다. 틈틈이 몸을 가꿔놓지 않으면 복귀했을 때, 많은 시간을 몸 만드는 데 허비하게 된다. 정작 팀 동료들과 손발 맞추기는 제대로 못할 수 있다. 허 감독은 코치들에게 하승진의 개인 훈련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그만큼 하승진은 KCC에서 중요한 선수다.
허 감독은 요즘 하승진 생각이 더 많이 난다. KCC가 현재 3승16패로 최하위이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지금 애들 신경쓰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터진다. 하승진 걱정할 시간이 어디있겠어"라면서도 "직접 승진이를 붙잡고 훈련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허 감독은 "승진이를 야간 훈련이나 주말에 2군 훈련할 때 부르고 싶다. 그런데 알아서 하겠다고 한다"며 아쉬워했다. 그래도 이제 2세가 생겼다니 조금 마음을 놓는 눈치였다. 허 감독은 "승진이가 이제 책임감도 생겨서 더 열심히 할 거라 믿는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