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는 12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FIFA 클럽월드컵 5-6위전에서 산프레체 히로시마에 2-3으로 완패했다. J리그 득점왕(22골)에 오른 사토 히사토의 원맨쇼(2골)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로써 울산은 이번 대회 두 경기를 모두 패배, 6위에 그치며 상금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받았다. 첼시와의 4강전을 기대하고 참가했지만 너무도 아쉬운 결과다. 10승2무로 ACL 정상에 오른 위업이 클럽월드컵에서의 참패로 빛이 바랬다.
◇수비는 펑펑 뚫리고
울산은 2경기에서 6골을 내줬다.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 강민수가 수술로 빠진 탓도 있지만 곽태휘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은 몬테레이전(1-3 패)에 이어 히로시마를 상대로도 우왕좌왕했다.
1-0으로 앞선 전반 34분 일본의 프리킥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스트라이커 사토의 헤딩을 견제하지 못했다. 노마크 헤딩을 내줬고, 김영광이 가까스로 걷어냈으나 2차 공격에 나선 야마자키 사토루에게 골을 허용했다.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부족했다. 2~3번째 실점 상황도 교체 투입된 이재성의 애매한 볼 처리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김호곤 감독은 "김치곤이 경기 도중 근육 부상으로 갑자기 빠지면서 수비 밸런스가 안 맞았다"고 아쉬워했다.
◇철퇴는 무디어지고
울산은 몬테레이(멕시코)의 변형 수비에 김신욱이 꽁꽁 묶이면서 철퇴 한 방을 제대로 휘두르지 못했다. 히로시마전에서도 비슷했다. 상대 자책골로 행운의 득점을 올린 이후 아시아를 제패한 '철퇴축구'는 조직적인 히로시마에 조금씩 밀렸다. 김신욱의 공중전 활약은 ACL 대회 때보다 미진했다. 그나마 이근호가 빠른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헤집고, 결정적인 헤딩슛을 두 차례 했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모두 걸렸다.
플랜 B가 없었다. 상대는 울산의 철퇴를 정확히 분석하고 대비했다. 모리야쓰 하지메 히로시마 감독은 "울산이 심플하게 롱패스를 했을 때, 그걸 잘라서 공격으로 밀고나가기 위해 압박이 좋은 선수들을 투입시켰다"고 설명했다. 히로시마는 베스트 11에서 4명을 바꾸며 울산전에 대비했다. 하지만 울산은 교체카드에서도 적극적으로 공격수를 투입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