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 특수부(황의수 부장검사)는 고려대 감독 시절 입시 청탁과 함께 돈을 받고 학생을 입학시킨 혐의(배임수재)로 양승호(52) 전 롯데 감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현대와 LG의 수석코치 출신인 정진호(56) 연세대 감독도 같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1일 양 전 감독과 정 감독을 긴급 체포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 전 감독은 고려대 야구부 감독으로 재직하던 2007~2010년 "대학에 입학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학부모와 고교 야구부 코치들로부터 1억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감독도 2010년부터 연세대 야구부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입시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인천지역 고교 체육 특기생 입시 비리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금품 수수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고교 야구 선수 가운데 프로구단에 입단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전국 주요 대학 야구부에 진학시키는 과정에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와 감독, 코치 등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지금까지 서울과 부산지역 대학 야구부 전·현직 감독 4명과 인천지역 고교 야구부 감독 2명, 대한야구협회 심판위원 1명, 학부모 4명 등 모두 10명을 기소했다. 이 가운데에는 프로야구 선수 출신 대학·고교 야구부 감독도 포함됐다. 지난 9월 학부모로부터 입시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인천 A고교 야구부 감독 K씨(42)의 경우, 받은 돈 가운데 일부를 대학 야구부 감독들에게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현재까지 수사 선상에 오른 연세대와 고려대 외에도 유명 대학 야구부에서 비슷한 입시 비리가 있었다는 첩보를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수사 대상에는 전·현직 프로야구단 감독과 코치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