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야? 스마트폰이야?' 삼성전자의 '갤럭시카메라(EK-KC120, 이하 갤카)'를 쓰다보면 헷갈린다. 전원을 켜면 렌즈가 스르르 튀어나오는 걸 보면 디지털카메라가 분명하다. 하지만 화면을 터치하고 무선인터넷에 접속하면 어느새 스마트폰으로 변신해 있다. 갤럭시카메라를 디카에 스마트폰 기능을 조금 추가한 정도로 보면 안되는 이유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출시 전부터 디카이면서 스마트폰인 갤카를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했다. 알라딘의 요술램프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신기하고 요상한 물건인 갤카를 직접 써봤다.
디카에서 카톡·애니팡 한다
갤카는 외형만 보면 일반 디카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없다. 하지만 4인치인 아이폰5보다 큰 뒷면의 4.8인치의 대화면을 터치하면 스마트폰 세상이 열린다.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4.1(젤리빈)를 탑재해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대부분 다 할 수 있다. 와이파이나 LTE망에 접속해 인터넷 검색은 물론이고 구글의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에서 각종 앱을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라인'·'마이피플' 등 각종 모바일 메신저도 쓸 수 있다. 특히 이들이 제공하는 무료통화 기능은 마이크가 달린 이어폰을 갤카에 꽂으면 된다. 영상통화도 가능한데 문제는 셀카 기능이 없어 자신의 모습은 상대에게 보여지지 않는다. 통화품질은 스마트폰에서 이용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갤카는 전화 기능을 제공하지 않지만 관련 앱들을 활용하면 전화기가 되는 것이다. '애니팡'이나 '드래곤 플라이트' 등 게임은 갤카의 큰 화면에 뛰어난 그래픽으로 더 몰입해 즐길 수 있었다. '갤럭시S3'의 음성 인식 기능인 'S보이스'가 탑재돼 있어 음성으로 인터넷 검색 등 여러 명령을 내릴 수도 있어 편하다. 앱 실행이나 인터넷 등의 속도는 꽤 빠른 편이며 2시간 넘게 앱을 구동해도 본체가 뜨거워지거나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지 않았다.
초보자도 갤카 잡으면 사진작가
갤카는 디카로서의 성능 뿐 아니라 편의성도 뛰어나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디카에 대해 몰라도 전문가급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 모드'에서 뷰티페이스·베스트 포토·연속 촬영·파노라마·실루엣 등 15가지 상황 모드를 제공하기 때문. 원하는 상황 모드만 선택하면 갤카가 알아서 찍어준다. '전문가 모드'에서 조리개·밝기·셔터 속도 등을 조절할 수 있는데 설명을 친절하게 달아놓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찍은 사진을 와이파이나 LTE망으로 바로 페이스북에 올리거나 카카오톡, e메일 등으로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어 편리했다. 디카에 저장한 사진을 컴퓨터에 옮겼다가 공유하는 번거러움이 없어졌다. 디카에서 바로 인터넷에 올리는 게 꼭 필요할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써보니 무척 편했다.
각종 사진 편집 앱으로 흑백·모자이크 등 다양한 효과를 적용한 사진을 얻을 수도 있다.
비싼 제품값·매월 통신비 부담되네
갤카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무선통신망은 필수다. 만약 무선통신망을 이용할 수 없다면 살 이유가 없을 정도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에서 LTE 모델로 출시됐다. 문제는 요금이다. 태블릿PC용 LTE 요금제를 선택해야 하는데 SK텔레콤의 경우 월 3만5000원짜리와 4만9000원짜리 두 가지가 있다. 24개월 약정을 하면 기기값(75만5700원)에서 각각 30만원, 45만6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그래도 기가값으로 45만5700원, 30만5700원을 내야 한다. 비슷한 사양의 디카가 20만~40만원대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매달 통신요금을 낸다는 점에서는 분명 부담스럽다.
KT와 LG유플러스가 스마트폰에서 남은 데이터를 태블릿PC나 갤카 등에서 쓸 수 있는 데이터쉐어링 요금제를 내놓아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 수 있다. KT의 LTE 620 요금제는 기본 제공 LTE 데이터 6GB를 갤카와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 이용 회선 추가에 따른 비용은 등록 기기당 월 7500원이다.
갤카는 4.8인치의 대화면이 깨지거나 스크래치가 날까봐 조심스럽게 다루게 된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바닥에 아무렇게 놓기도 힘들고 휴대하고 다니기도 조심스럽다. 보호필름이나 보호케이스를 꼭 해야 할 제품이다. 하지만 갤카 보호케이스가 다양하게 나와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