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기라드' 기성용(23·스완지시티)의 해였다. 해외축구 전문가들로부터 '양박' 박지성(31·퀸즈파크레인저스)-박주영(27·셀타비고)이 이끌어가던 한국인 유럽파 판도를 재편할 젊은 기수로 공인 받았다. 일간스포츠가 박문성 SBS 해설위원을 비롯해 장지현, 김동완(이상 SBS-ESPN), 한준희(KBS), 이상윤(MBC SPORTS) 등 현역 유럽축구 해설위원 5명과 함께 2012년 유럽 무대를 누빈 한국인 선수 10명에 대한 평점을 매겼다.
◇기성용이 단연 톱
2년 연속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기성용이 해설위원들에게서도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선수로 인정받았다. 해설위원 5명 중 이상윤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이 기성용에게 최고점을 줬다. 찬사도 이어졌다. 한준희 위원은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해 클래스를 보여줬다"고 했고, 장지현 위원은 "스완지시티에서 19경기를 뛰고도 아직까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그 점만으로 활약상을 평가절하해선 곤란하다. 올림픽대표팀과 소속팀 모두에서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박문성 위원은 "새로운 시대가 다가온다"는 표현을 쓰며 향후에 대한 기대감까지 에둘러 표현했다.
◇손흥민, 구자철 등 분데스리가 선수 약진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로 팀을 옮긴 뒤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팀의 주축으로 활약 중이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장지현 위원은 "주어진 기회를 잘 이용해 성공가도에 올라섰다. 올 시즌 활약을 지켜보며 전성기에 돌입했다는 느낌까지 받았다"고 칭찬했다. 올 한해 대형 골잡이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선보인 손흥민에 대해서도 칭찬이 줄을 이었다. 이상윤 위원은 "차붐 이후 최고의 재능이다. 무궁무진한 발전이 기대된다"며 흐뭇한 시선을 보냈다.
◇박지성과 지동원에 대한 아쉬움과 걱정
무릎 부상으로 개점 휴업 중인 박지성에 대해서는 걱정 어린 눈길이 모아졌다. 김동완 위원은 "기다리는 시즌이다. 절차탁마해야한다"며 부활 가능성에 높은 비중을 뒀지만, 나머지 위원들은 "에이스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이상윤 위원),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박문성 위원) 등의 평을 내놓으며 걱정했다. 소속팀 선덜랜드에서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된 지동원에 대해서는 '하루 빨리 팀을 떠나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데 의견 일치가 이뤄졌다.
한편 부상에서 회복한 이청용에 대해 박문성 위원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시 볼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고, 챔피언십 무대에 새롭게 도전장을 낸 김보경에 대해 이상윤 위원은 "더욱 성장할 잠재력이 높은 선수지만, 아직은 더욱 긴장할 필요가 있다"며 분발을 당부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유럽파 10인 2012년 성적 및 평점
----------------------------------------------------------------------------------- 순위 이름 소속팀 전반기 성적 후반기 성적 평점 간단 코멘트 ----------------------------------------------------------------------------------- 1 기성용 셀틱→스완지시티 15경기 1골 19경기 A+ 8.2 클래스를 보여준 2012년(한준희)
2 손흥민 함부르크 15경기 2골 16경기 6골 A 7.6 나이를 믿을 수 없는 활약(박문성)
기성용 9.0 공격포인트가 없다는 것으로 평가절하할 수 없다. 올림픽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주축. 손흥민 8.0 한국 학원축구 문화를 거치지 않아서일까.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새로운 성공모델. 구자철 8.0 여러모로 임대 이후에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했다. 전성기에 돌입하는 느낌. 박주호 7.0 꾸준히 경험을 쌓고 있는 중. 계속 예의주시해야. 김보경 7.0 성장하는 단계다.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자. 이청용 6.0 기대만큼의 활약은 아니었고, 평범한 수준은 됐다. 큰 부상의 후유증 극복이 관건. 차두리 6.0 자기가 좋아하는 축구를 포지션도 바꿔가면서 열심히 적응하려 노력 중. 박주영 6.0 스페인에서 활로를 찾았다. 희망을 발견했으니 좀 더 기대해보자. 지동원 6.0 마틴 오닐은 자기 자식만 쓰는 스타일이다. 기회조차 없었으니 안타깝다. 박지성 5.0 새로운 변화(이적)에 적응하지 못했다.
이상윤(MBC 스포츠플러스)
손흥민 7.5 차붐 이후 최고. 무궁무진한 발전이 기대되는 스트라이커 기성용 7.0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을 보여줌. 아시아의 자존심 기라드. 이청용 7.0 멋진 부활. 개인적으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로 가면 좋겠다. 구자철 7.0 독일에서의 자신감 극대화. 부상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할 똑똑히 함. 박주호 6.5 성실한 박주호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이야기가 없음. 성실맨. 차두리 6.0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처럼 존재감이 떨어짐. 박주영 6.0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실패. 프리메라리가에서 존재감 살아나고 있지만 좀 더 지켜봐야. 김보경 5.0 앞으로 향상될 잠재력 높음. 하지만 아직은 더 긴장해야. 박지성 5.0 팀 적응 실패 부상. 에이스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동원 5.0 팀 적응 실패.
한준희(KBS)
기성용 8.0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했다. 클래스를 보여준 2012년. 구자철 8.0 올 한 해 제대로 성장했다. 친구 기성용처럼 클래스 증명. 손흥민 7.5 적어도 분데스리가에선 1급 공격수 . 김보경 6.0 기대치엔 미흡했다. 경기력도 리그도 새해엔 한 걸음 더. 박주호 6.0 유럽에서 웬 만큼 자리는 잡았다. 그래도 더 지켜봐야. 이청용 5.5 챔피언십은 너무 작다. 탈출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박주영 5.5 올림픽을 제외하면 잊고 싶은 한 해. 셀타비고에서도 3% 부족하다. 차두리 4.0 언제 불러도 제 몫은 한다. 기회가 적었던 게 흠. 박지성 4.0 1월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지동원 2.0 부디 본인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팀을 찾자.
김동완(SBS ESPN)
기성용 8.0 빠르게 적응해 스완지시티에 키(Key)가 됐다. 구자철 7.5 날로 발전하고 있는데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다. 한 겹 더 깨야 한다. 손흥민 7.0 꾸준함이 필요하다. 이청용 6.5 트라우마를 지우고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장점을 빨리 드러내야 한다. 박지성 6.5 기다리는 시즌이다. 절차탁마 해야 한다. 김보경 6.0 잉글랜드 축구에 조금 더 젖어 들어야 한다. 차두리 6.0 이제는 축구를 즐길 때다. 박주영 5.5 셀타비고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아야 한다. 박주호 6.0 팀의 주축이긴 하지만 스위스리그보다는 더 나은 리그를 위해서 자기 개발이 필요하다. 지동원 5.0 임대나 이적을 통해 또 다른 기회를 빨리 찾아야 한다.
박문성(SBS)
기성용 9.0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손흥민 8.0 그 나이에 그런 활약을 펼치는 게 믿기지 않는다. 구자철 7.0 부상만 없다면 진정한 미래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김보경 6.0 기다림에 지치지 말기를. 차두리 6.0 피로 때문에 지치지 않기를…계속 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주호 6.0 대표팀 측면수비의 미래다. 더 많은 경험과 기량 향상 바란다. 이청용 5.0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시 볼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 박주영 5.0 희망을 보여주고 있으니 앞으로 더 활짝 날개를 펼치기 바란다. 박지성 4.0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 지동원 3.0 선택은 빠를수록 좋다. 뛸 수 있는 곳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