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차길진(65) 법사가 계사년(癸巳年) 정초를 맞아 우리 사회에 새 화두를 던졌다. 요순시대 우 임금이 “현명한 사람을 들판에서 헤매게 하지 말라. 그러면 세상이 함께 평안해진다“고 말한 ‘서경(書經)’의 구절을 인용했다. 지난해 12월 19일 박근혜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대통령 취임을 앞둔 상황. 지난 2009년 초 “올해 두 개의 큰 별이 떨어진다”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예견했던 차 법사는 박근혜 당선인의 운명, 계사년 국내외 정세 등을 자세히 전했다.
- ‘야무유현 만방함녕’을 계사년 화두로 던진 까닭은.
“계사년은 숨은 실력자들이 등용돼 세상으로 나오는 한 해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박근혜 당선인이 국정운영의 원칙으로 삼았으면 한다. 뱀은 지혜를 상징한다. 또한 뱀띠는 권력 지향적인 면이 강하다. 계사년은 그런 뱀의 해다. 이명박 정권 시절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이 있다면, 북한에는 ‘김평남(김일성대학·평안도 출신·남자 위주의 사회)’이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박충영(친박·충청도·영남 출신)’이란 말을 듣지 말아야 한다. 그것만 경계하면 우리나라는 계사년에 탄탄대로다.”
- 어떤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말인가.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도 과거에서 불러올 수 없다. 지금 시대를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은 어딘가에 준비돼 있는 법이다. 평판에 비춰보면 안다. 가급적 의리·신의있는 사람을 골랐으면 한다. 새로운 인물 발탁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는 일이다.”
- 박근혜 당선인은 어떤 사람인가.
“국보 83호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은 학계에선 남성적이라고 하지만 실은 신라 선덕여왕을 모델로 한 작품이다. 염사로 밝혀낸 것이다. 선덕여왕이 재위했던 7세기 중엽, 신라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선덕여왕은 최초의 여왕이었으며 지혜롭게 모든 상황을 수습해 훗날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기반을 다졌다. 미륵반가상의 모습이 박 당선인을 닮았다. 박 당선인에게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 돼 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 계사년의 역사적 의미는.
“모든 것을 종결 짓는 해다. 단, 지혜로워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역사적으로 임진년(1592)에 전쟁 일어나고 계사년에 쉬었는데 지혜롭지 못해 정유재란이 일어났다. 2013년은 한국전쟁 휴전 60주년이기도 하다. 벌써 한 갑자가 돌았다. 우리도 분단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핵보다 더 무서운 것이 제2의 천안함 사건 같은 사태의 재발이다. 이제는 육지보다는 바다로, 서쪽이 아니라 동쪽으로 올 가능성이 많다. ‘13’이란 숫자를 조심해야 한다. 특히 1·3·8·11월 13일을 경계하는 것이 좋다.”
- 김정은 체제의 북한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
“박 당선인은 취임 전까지도 긴장해야 한다. 북한이 무슨 일을 저지를 수도 있다. 우리에게 힘이 있을 때 대화가 되는 법이다. 전라도 사람의 한보다 더 무서운 것이 북한 사람의 한이다. 조선시대부터 평안도, 함경도에서 정3품 이상 벼슬한 사람이 드물다. 철저하게 소외 당했다. 북한의 자존심을 인정해주면 의외로 쉽게 소통될 수 있다. 박 당선인은 통일 대통령이 된다.”
- 우리 사회가 고쳐야 할 것은.
“지금은 국가보안법보다 연대보증법이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친구, 형제 간에 도장 한 번 잘못 찍어 망하는 법이 전세계에 어디 있나. 악법 중 악법이다. 이런 건 과감하게 고쳐야 한다. 기술적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경제적 패자가 부활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 박 당선인의 계사년 운세는.
“효자동 1번지(청와대) 사람들 중 잘 된 이가 없다. 그만큼 청와대 터의 기가 세다는 뜻이다. 그 터를 청와대 터가 같은 사람에게 2번 허락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젠 여자 대통령으로서 들어간다. 우리나라가 엄청나게 변하게 된다. 인재 등용만이 박 당선인의 살길이다. 인재 등용을 잘못하면 당하게 돼 있다. 큰 일은 많이 생기지만 마지막은 좋게 마무리되고 그로 인해 힘을 더 얻는 한 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