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계사년은 한국프로야구 제10구단이 탄생하는 해다. 벌써 두 개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수원·KT와 전북·부영은 지난해 12월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하고 신생구단 회원가입 안내문을 수령했다.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각자의 '10구단 창단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KBO의 목표는 3월 내로 10구단 창단 작업을 마무리하고, 2014년 퓨처스(2군)리그에 포함한 뒤 2015년부터 10구단 체제로 프로야구를 운영하는 것이다.
전쟁과도 같은 하루하루다. 이런 구도는 10구단 창단 주체가 결정될 때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처음에는 수원·KT가 전북·부영에 한 발 앞서나가는 듯했으나 유치전이 본격화되면서 예측불허의 접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후발주자' 전북과 부영은 지난해 12월 연이어 10구단 창단과 관련한 행사를 열었다. 13일 10구단 창단선포식을 열며 내부 결속을 강화했고, 21일에는 정읍 인상고 야구부 창단으로 '씨앗'도 심었다.
연말인 30일에는 "최근 4년 동안 군산구장의 평균관중이 광주구장보다 8% 높았다(군산 8543명·광주 7895명)"며 흥행성을 주장했다. 또 부영그룹은 당기 순이익 3700여억 원(2011년 기준)의 풍부한 자금력과 이중근 회장의 강한 추진력으로 10구단 창단을 이끌고 있다"고 기업 주체의 규모와 창단 의지를 강조했다. 경쟁자 수원·KT의 강점이자 전북·부영의 약점으로 꼽혔던 흥행 가능성과 기업의 안정성을 언급한 것이다.
수원·KT의 행보도 만만치 않다. 수원의 10구단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자신감을 갖고 10구단 창단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수원은 12월23일 시민 서포터즈 창단 대회를 열었고, 1월4일에는 수원야구장 증·개축을 알리는 기공식을 거행한다. 수원시는 "수원 시민만 115만 명이다. 경기도민은 1200만 명이다. '프로야구 10구단 수원 유치와 성공적 안착을 위한 지지서명서'에 도내 30개 시장 및 군수들이 서명했다"며 전주·군산·익산시·완주군의 공동유치로 130만 명의 '시민 수'를 갖춘 전북에 역공을 가했다.
9구단까지는 '단독 후보'가 '찬반'만을 기다렸다. 10구단은 처음으로 경쟁을 통해 선발된다. '상생'도 불가능하다. 야구계는 10구단 창단을 꿈꾸는 수원·KT와 전북·부영의 접전으로 활기찬 2013년을 연다.
[팁] 10구단 어떻게 선정하나
수원·KT와 전북·부영은 오는 7일 KBO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하면 동일한 기준에 의해 평가받는다. KBO는 이미 외부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평가항목을 완성했다. KT와 부영은 각각 이 항목을 전달받았다. 야구장을 포함한 인프라, 기업의 안정성과 야구단 지원을 향한 의지, 연고지 저변 확대를 위한 육성 계획 등이 주요 항목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인사로 구성한 평가위원회는 두 기업이 가입신청을 완료하면 평가에 돌입할 예정이다. 두 곳의 10구단 창단 위원회는 평가위원회의 심사를 앞두고 '맞춤형 전략'을 짜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평가위원회의 선정 작업이 끝나면 KBO 이사회의 심의와 구단주 총회의 의결을 거쳐 10구단 주체가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