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정병국(29·전자랜드)은 인생역전의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2007년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25명 중 21번째 선수였다. 그러나 1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 인삼공사와 경기에서 홀로 21점을 꽂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73-71 극적인 승리 뒤에는 정병국이 있던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 2007년 1라운드 1순위 김태술은 9득점·5어시스트를 기록해 정병국과 비교가 됐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 정병국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는 "더 책임감이 커졌다"며 웃었다.
-지난 시즌 평균 득점은 6.62점이었다. 올해는 7.54점으로 더 좋아졌는데.
"특별한 비결은 없다. 시즌 중에는 연습량도 많지는 않다. 슛 정확도 훈련만 꾸준히 하는 편이다."
-비시즌 훈련량이 많았다고 들었다.
"올 여름 운동량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많이 했다고 자부한다. 이런 것이 코트에서 자신감으로 나오는 것 같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체력적으로) 힘들다. 힘들면 정확도가 떨어지고 자신감도 줄어든다. 요즘 몸도 괜찮고 체력적으로 뒷받침이 잘 되는 것 같다."
-유도훈 감독이 기회가 나면 던지라고 했다고 들었다.
"감독님의 믿음이 정신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저한테 수비보다는 공격적으로 하라고 요구하신다. 수비 부담을 덜어주셔서 경기하기 수월하다."
-사실 올시즌 전자랜드는 문태종과 포웰만 막으면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외국인 선수랑 태종이형만 막으면 된다는 말에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경기를 하다보면 외국인 선수랑 태종이형이 막힐 때가 안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때 국내 선수들이 풀어주면 게임을 쉽게 하는 편이다. (강)혁이형이나 (차)바위도 득점을 폭발할 때가 있다."
-전자랜드는 4쿼터에 극적으로 뒤집는 경기가 많았다. 왜 그런 것 같나.
"우리가 4쿼터 득점 1위로 알고 있다. 상대팀도 우리가 4쿼터에 뒤집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더라. 유도훈 감독님은 게임이 안 풀릴 때 '우리에겐 4쿼터가 있다'고 강조하신다. 그래서 더 집중하는 것 같다. 타팀에선 전자랜드가 체력이 안 된다고 말을 하는데, 우리가 4쿼터에 강한 것을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이게 전자랜드 특유의 팀 색깔인 것 같다."
전자랜드는 4쿼터에 평균 21.8점을 기록했다. KBL 10개팀을 통틀어 단연 1위 기록이다. 2위는 창원 LG로 20.3점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