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들에게 회식 자리는 곤욕이다. 특히 송년회·신년회 등 행사가 잦은 요즘 술이 약하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술자리에서 소외된다.
이런 사람들을 고려해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해 11월 알코올 도수 0.00%의 무알콜 맥주인 ‘하이트제로0.00’를 출시했다. 하이트진로음료 측은 "하이트제로0.00은 알코올이 발생되는 발효과정을 제외한 제조공정을 거친 무알콜 음료"라고 밝혔다. 술이 약해 회식이 있을 때 마다 곤란함을 겪고 있는 여자 사회 초년생 5명에게 하이트제로0.00 시음 후기를 들어봤다.
생김새는 맥주와 거의 흡사
제품을 본 평가자들의 첫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하이트제로0.00의 패키지 자체가 일반 하이트맥주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장인 A씨는 “언뜻 보기엔 캔맥주처럼 보여서 술자리에서 소외된 기분이 들지 않을 것 같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맥주 한모금만 마셔도 머리가 아파 흔히 말하는 ‘치맥(치킨과 맥주)’를 한번도 즐겨보지 못했다는 직장인 B씨는 “나도 드디어 치맥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겠다”며 좋아했다. 퇴근 후 피로를 풀면서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유용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평가자는 “무알콜음료기 때문에 다음날 이른 출근에 대한 부담감도 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맥주 특유의 청량감은 없어
그러나 직접 맛을 본 평가 참가자들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직장인 A는 ‘맥주의 느낌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직장인 C씨는 “탄산의 톡쏘는 맛이 덜해서 밍밍하고, 쓰고 떫은 맛이 더 강하게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D씨는 “목으로 넘어갈 때 맥주 특유의 청량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맥주로서도, 음료수로서도 메리트를 찾기가 어려운 음료”라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B는 “어차피 술을 맛으로 먹는 것 아니지 않느냐”며 “탄산 음료에 비해 달지 않다는 점에서 하이트제로로0.0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맥주와 음료사이 “틈새시장을 찾아라”
평가에 참여한 5명의 여자 사회 초년생 중 3명은 술자리에서 하이트제로0.00 대신 콜라를 마시겠다고 답했다. 이런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해 직장인 E씨는 “쓴 맛과 허무한 목넘김을 감수하고 하이트제로0.00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며 “생김새는 맥주와 다르지만 맛이라도 있는 탄산음료가 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콜라 대신 하이트제로0.00을 선택한 평가자 2명은 “단음료를 싫어하는 데다 기존 탄산음료보다 칼로리가 낮다는 점에서 하이트제로0.00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료음료에 따르면 하이트제로0.00은 100㎖ 당 17㎉로 기존 탄산음료나 캔맥주 열량의 절반 이하다.
마지막으로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동료에게 이 음료를 추천하겠냐’는 질문에 3명은 “권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2명은 “맥주의 톡쏘는 맛을 조금 더 보강한다면 술을 못하는 동료들에게 권할만 하다”고 응답했다.
한편 시험에 참가한 응답자들은 모두 “최근 회식자리에서도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분위기”라며 “하이트제로0.00이 맛을 조금만 더 보강한다면 술도 싫어하고 칼로리가 높고 단 탄산음료도 꺼려하는 이들을 위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