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이동전화 번호이동 건수는 총 1255만6840건으로 번호이동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래 가장 많았다. 지난해 집계에 포함된 알뜰폰 번호 이동 건수(10만6666건)을 제외해도 번호이동 건수는 사상 최대였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7월(123만8522건), 8월(129만4228건), 9월(119만9636건) 순으로 번호이동이 많았다. 이 달들은 이통사 간 롱텀 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보조금 경쟁이 뜨겁게 가열된 때다. 반면 방송통신위원회가 9월 중순 보조금 경쟁과 관련한 시장조사에 착수한 이후인 10월(68만47건)과 11월(88만7350건)에는 작년 중 번호이동 건수가 가장 적었다.
사업자별로는 지난해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가입자가 가장 많이 순증했다. LG유플러스는 12월에도 26만5438명을 타사에서 빼앗아오고 21만1224명을 타사에 빼앗겨 총 5만4214명의 가입자가 순증했다. SK텔레콤은 타사에 44만3932명을 내주고 41만7109명을 유치해 총 2만6823명이 순감했다.
KT는 가장 많은 가입자 순감을 보였다. 경쟁사에 35만2691명을 빼앗기고 32만5300명을 유치해 총 2만7391명이 순감했다.
SK텔레콤과 KT는 12월초 '아이폰5 LTE'를 출시했지만 가입자를 늘리지 못했다. 아이폰5는 출시 이틀 간 양사에서 각각 7만~8만대 가량 개통되는 등 출발이 좋았다. 그러나 12월 중순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양사의 개통량이 하루 1만대 안팎에 그쳐 지난해 총 45만대가 개통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가 출시 첫 달 60만대 이상 개통된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5가 이통사의 가입자를 늘리는데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며 "늦은 출시와 방통위가 보조금 경쟁에 칼을 빼들면서 아이폰5가 돌풍을 일으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 과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24일 3사에 총 118억9000만원의 과징금과 총 66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LG유플러스는 오는 7일부터 24일간, SK텔레콤은 오는 31일부터 22일간, KT는 다음달 22일부터 20일간 신규 가입자를 모집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