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순위싸움 속에 관중몰이에 성공했다. 반환점을 돈 프로배구 얘기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전반기를 마친 프로배구가 지난해보다 평균관중이 크게 증가했다.
올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경기(45경기)를 찾은 관중은 14만1250명이다. 지난해의 16만546명보다 약간 줄어든 숫자. 그러나 실제로는 '증가'했다고 봐야 한다. 상무가 빠지면서 전체 경기수가 지난해(63경기)보다 줄어 평균은 올라갔기 때문이다. 올시즌 경기당 평균관중은 313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48명)에 비해 23.2%나 증가했다.
천안이 연고지인 현대캐피탈은 4317명으로 평균관중 4000명 시대를 열었다. 삼성화재(3393→3830)와 LIG손해보험(3027→3612), 대한항공(1579→2039)도 모두 지난해보다 늘었다. 특히 연고지를 아산으로 옮긴 러시앤캐시는 경기당 2701명을 불러들여 지난해(2128명)보다 30%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승부조작 사태로 주전들이 대거 빠져 전력이 약해진 KEPCO(2667→2263)만 줄어들었을 뿐이다. 주말경기가 3경기에서 2경기로 줄어들었다는 걸 감안하면 더욱 고무적인 일이다. 남자부에 비교하면 숫자가 작지만 여자부도 올림픽 4강 특수를 타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관중 수가 늘어난 이유는 유례없는 순위싸움 때문이다. 삼성화재(35점)가 지난해에 이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2위 LIG손해보험과 승점 차는 7점에 불과하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신하기에는 불안한 점수 차. 2위 그룹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LIG손보(28점), 현대캐피탈(27점), 대한항공(26점)은 승점 1차로 전반기를 마쳤다. 올시즌부터 준플레이오프가 없어져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는 팀은 3팀에 불과해 막판까지 뜨거운 다툼이 예고되고 있다. 여기에 초반 연패에 빠져있던 러시앤캐시가 최근 7경기에서 6승1패를 거두는 돌풍까지 일으키고 있다. 어느 팀도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혼전이 관중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프로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올해는 예측하기 힘든 승부들이 많다. 승부조작으로 떠나갈 뻔한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던 건 역시 치열한 순위싸움"이라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