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이천수(32)의 K리그 복귀 길이 열렸다. 전남 드래곤즈의 모기업인 포스코가 이천수의 임의탈퇴를 풀어주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포스코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7일 일간스포츠와 전화통화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직접 정준양 포스코 회장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이천수에 대한 선처를 부탁했다. 정 회장의 부탁에 정준양 회장도 '축구계의 의견이 모아지면 포스코는 이천수를 풀어줄 것이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천수가 실수는 했지만 월드컵에서 한국을 대표해서 뛰었고 공을 세운 선수다. 1년 동안 자숙하며 진심어린 사과를 한 것도 포스코의 마음을 돌리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귀띔했다. 박호진 정몽준 의원 홍보실장은 "정 의원은 축구인과 만날 기회가 있으면 이천수의 선처를 부탁했다. 정준양 회장에게도 말씀을 드린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전남 측도 모기업의 방침에 따라 이천수의 임의탈퇴를 풀어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종호 전남 사장은 "이천수 임의탈퇴를 풀어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예전에는 이천수 문제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이었다"며 "하지만 이천수가 지난해 홈 경기장에 찾아와 팬들에게 사과하고, 재능기부를 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조금 돌아섰다"고 덧붙였다. 유 사장은 "2013 시즌이 오기 전까지는 이천수 문제를 매듭지을 생각"이라며 조만간 구단의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이적시장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전남이 울산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에 이천수의 영입 의사를 타진했다. 전남이 요구한 이적료는 5억 원 정도"라며 "전남은 이천수를 데려오면서 수원에 지불했던 몸값 3억 8000여 만원과 이천수와 소송을 하면서 들어간 비용 정도를 돌려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과 인천은 1년 동안 쉬었던 이천수의 몸 상태를 우려해 선뜻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천수 측은 연봉을 하나도 받지 않더라도 K리그에 복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기량에도 자신 있다는 뜻이다.
이천수는 지난 2009년 시즌 중간에 전남을 떠나며 임의탈퇴 신분이 됐다. 코칭스태프와 불화를 일으키며 팀을 떠났고, 위약금 문제까지 발목을 잡았다. 이천수는 2012년 한해 동안 당시 코칭스태프인 박항서 상주 상무 감독과 하석주 전남 감독, 김봉수 골키퍼 코치 등을 차례로 찾아가 용서를 구했다. 당시 코칭스태프들 모두 이천수의 사과에 "축구인 선배로서 후배를 용서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민규·박소영 기자 gangaet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