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감독 체제로 거듭난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첫 주장으로 '패스마스터' 김두현을 선임했다. 현재 선수단과 함께 괌에서 전지훈련 중인 서 감독은 최근 전체 미팅을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선수들에게 통보했다.
서 감독이 김두현에게 주장 완장을 맡긴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특유의 리더십에 높은 점수를 줬다. 김두현은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솔선수범하며 동료들의 동참을 이끌어낸다. 경찰청 시절 동료 선수들의 자기 계발을 위해 영어스터디 모임을 주도한 이력도 있다. 젊은 대신 노련미가 다소 부족한 수원 선수단의 분위기를 주도할 인물로 딱이다.
한편으로는 풍부한 경험도 큰 몫을 했다. 김두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에 몸담으며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누볐고, 국가대표로도 오랫동안 활약했다. 수원 소속으로 들어올린 우승컵은 무려 11개나 된다. K리그 우승 1회(2004), FA컵 우승 2회(2002·2009), AFC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2001·2002) 등을 이루는 동안 주역으로 활약했다. 한동안 잠들어 있던 수원의 '우승 본능'을 일깨울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도 수원에 대한 충성심에서 '주장 김두현'에 대해 기대하는 시선이 많다. 김두현은 해외진출, 군 복무 등으로 인해 수원과 떨어져 지낼 무렵에도 친정팀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경찰청 소속 시절 인터뷰에서 "수원의 경기와 결과를 잊지 않고 챙긴다. 내가 돌아갔을 때 그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팀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끊임 없이 고민하고 연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롭게 주장 완장을 받은 이후 김두현은 "변화하는 팀의 주장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막강했던 수원의 승리 DNA를 동료들과 나누며 명가 재건에 힘을 보태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수원은 다음달 3일부터 시작하는 2차 전지훈련 장소를 오키나와에서 가고시마로 바꿨다. 수원 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최원창 차장은 "오키나와의 경우 함께 연습경기를 치를 J리그 프로팀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 새 전훈지 가고시마에서는 우라와 레즈, 시미즈 S펄스, 콘사도레 삿포로 등 J리그 강호들과 연습경기를 치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