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54) KBL(프로농구연맹) 총재가 제32대 대한농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왜 프로연맹 총재가 협회장까지 하겠다고 나선 것일까.
지난 21일 마감된 차기 농구협회장 후보 등록 결과 한선교 총재를 비롯해 이종걸(56) 현 농구협회장, 방열(72) 건동대 총장이 후보로 등록했다. 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맡았다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선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경우 연맹 총재직을 사퇴했지만, 한선교 총재는 그렇지 않다. KBL과 농구협회 정관 상 양쪽 단체장을 겸임할 수 없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한 총재가 농구협회장 선거에 나선 것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조화와 화합'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본선 무대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1997년 프로가 출범한 이후 한 번도 올림픽에 가지 못 했다. 프로가 생긴 이후 아마추어와 프로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안 되고, 이 때문에 대표팀을 구성하고 운영하는데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져가고 있다. 농구계에서는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지 못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이런 '의사소통 부재'를 꼽고 있다.
안준호 KBL 경기이사는 22일 "한 총재는 농구협회와 프로연맹의 통합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생각이다. 내년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은 한국이 금메달에 도전할 절호의 기회인데,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으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또 2015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유치에 도전해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진출 티켓을 따도록 하는 것도 목표다. 이런 일들은 프로와 아마의 의사소통 통로가 간결해져야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한 총재는 이밖에 지난해 처음 실시했던 프로-아마 최강전(KBL 주관)과 전통의 농구대잔치(협회 주관)를 통합하는 것, 지도자 워크샵, 아마 심판 처우 개선 등의 광범위한 공약을 준비 중이다. 만에 하나 이종걸 회장이 사퇴할 경우에는 '한선교 대 방열' 구도로 가는 대신 방열 총장을 회장으로 추대하고 향후 프로와 협회의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원활하게 만들겠다는 복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