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 대표팀에 고민거리가 생겼다. '스파링 파트너'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대표팀은 다음 달 12일부터 1라운드 장소인 대만으로 건너가 전지훈련을 한다. 그러나 내내 연습만 할 수는 없는 법. 실전 감각을 조율하기 위한 평가전 일정도 잡혀 있다. 대표팀은 대만에 2차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NC와 총 네 차례 평가전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후 평가전 일정은 잡혀 있지 않다. 2월27~28일은 WBC 조직위원회가 지정한 공식 평가전이 열리는 날이지만, 아직 조직위로부터 상대가 통보되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WBC 조직위원회가 평가전은 반드시 대만리그 팀과 해야 한다고 정했다"며 "지난 시즌 대만리그 우승팀 라미고가 평가전 상대로 유력해 보인다"고 전했다.
대만은 1라운드에 대비한 현지 적응 훈련의 최적 장소다. 그러나 이렇다 할 평가전 상대가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4개에 불과한 대만 프로팀은 대만 대표팀과 평가전 일정도 잡혀 있다. 하위권 팀들은 기량 차이도 있다 . 만약 NC가 대만에 2차 스프링캠프를 차리지 않았다면 '스파링 파트너' 문제는 더 심각했을지 모른다. 올 시즌 1군에 진입하는 NC에 대표팀은 훌륭한 '예방주사'가 될 수 있다.
반면 WBC 일본 대표팀은 다양하고 강한 상대와 평가전을 치른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28일 "대표팀이 실전 감각을 위해 2월17~18일 미야자키에서 히로시마·세이부와 평가전을 한다. 세이부전은 전력 유출을 막기 위해 비공개로 실시한다"고 전했다. 일본은 이어 2월23~24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한국의 1라운드 상대인 호주와 평가전을 한다. 돔구장을 보유하고 있고, 미야자키와 오키나와 등에 많은 프로 팀들이 전지훈련을 하고 있어 한결 유리한 조건이다.
일본 대표팀은 공식 평가전 상대도 이미 결정됐다. 2월26일 1라운드가 열리는 야후돔에서 한신과 경기를 하고, 이틀 뒤 같은 장소에서 지난해 일본시리즈 우승팀 요미우리와 마지막 리허설을 갖는다.
일본 대표팀은 훈련 기간 5개 팀과 총 6차례 평가전을 한다. 이에 반해 한국 대표팀의 '스파링 파트너'는 NC와 대만리그팀 등 최대 3개에 불과하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