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활동이 많은 겨울방학은 게임업체들에게 최대 성수기다. 그래서 이 때를 맞춰 신작 온라인게임들이 대거 쏟아진다. 아무리 스마트폰게임이 대세인 요즘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리니지의 아버지'로 불리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의 야심작 '아키에이지'를 비롯해 인기 축구게임 '피파온라인 시리즈'의 3번째 후속작 등 다양한 온라인게임들이 겨울방학을 맞은 게이머 잡기에 나섰다. 과연 신작 온라인게임들의 겨울방학 성적표는 어떨까?
'아키에이지' 돌풍·'피파3' 선전
올 겨울방학을 겨냥해 출시된 주요 신작 온라인게임들은 대략 9종 정도. '아키에이지'·'열혈강호2'·'뇌천기'·'파워레인저 온라인'·'트라비아2' 등 역할수행게임(RPG)이 5종으로 가장 많다. 스포츠게임도 '피파온라인3'·'위닝일레븐 온라인'·'마구:감독이 되자(이하 마감자)' 3종이 출시됐으며 FPS게임인 '월드 오브 탱크'도 있다. 이들은 겨울방학을 앞둔 12월초부터 선보이기 시작해 이달 중순까지 출시됐다.
이들 중 가장 성적이 좋은 것은 단연 아키에이지. 겨울방학 신작 중 유일하게 PC방 게임 순위 톱5에 들었다. 서비스 초기부터 돌풍을 일으켜 지난 2일 공개 서비스 첫날 동시접속자수 10만명을 넘었으며 사흘째에는 PC방 게임 순위 5위(게임트릭스 자료)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인기 게임 '아이온'을 제치고 4위까지 올라가기도 했으며 16일 정식 상용화 이후에도 꾸준히 5위를 유지하고 있다. 6년 간 400억원 이상 들인 송재경표 MMORPG의 저력이 확인됐다.
피파온라인3도 PC방 게임 순위 10위권을 지키며 선전했다. 히트를 친 '피파온라인2'의 후속작으로 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피파온라인3는 지난해 12월 18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지 4일만에 '블레이드앤소울'과 '아이온'을 밀어내고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스포츠게임으로서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이달에는 상승세가 꺾이면서 8위까지 밀렸으며 점유율도 3%대다. 150억원 이상의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은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서비스사인 넥슨은 조만간 대규모 업데이트로 분위기 반전에 나설 계획이다.
'열혈강호2'·'마감자' 기대 못미쳐
다른 신작들은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무협 MMORPG '열혈강호2'는 엠게임이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4년 간 공을 들여 만든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딱히 내놓을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다만 위안거리는 아직은 서비스 초기라는 점과 여자 이용자의 비율이 기존 MMORPG의 평균치를 뛰어 넘어 35%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여자들이 즐기는 게임에는 남자들이 몰려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엠게임은 다음달에 이용자들이 팀을 꾸려 대항전을 벌이는 '강호대장전'을 열고 1분기 내 대규모 업데이트 등으로 게이머 유치에 나선다.
피파온라인3의 경쟁작으로 꼽히는 위닝일레븐 온라인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27일 공개 서비스 이후 PC방 인기 게임 톱50 안에 든 적이 없으며 최근에는 100위 밖에 있다. 전체 게임에서의 점유율도 최고일 때가 고작 0.13%였다. 이같은 성적은 이미 예견됐다. 위닝일레븐 온라인은 테스트 때부터 게임 완성도나 그래픽 등이 떨어져 게이머들의 실망이 컸다.
마감자는 KBO와 MLB 양대리그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최초의 온라인 야구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주목받았지만 성적은 예상 외로 좋지 않다. 스포츠게임 인기 순위에서 위닝일레븐 온라인한테도 밀렸다. 전세계 4500만명의 회원를 갖고 있는 월드 오브 탱크도 겨울방학 게이머를 잡는데 실패했다.
신작들 LOL 틈새 공략 실패
아키에이지와 피파온라인2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이번 겨울방학에는 신작들이 시장을 주도하지 못했다. 신작들의 PC방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27주째 1위를 달리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넘지 못한다. 25~28%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LOL의 이용자를 빼앗아오는데 실패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작들이 LOL 이용자를 빼앗아 와야 성장을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데 LOL의 틈새를 파고 들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