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27·롯데)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프로데뷔 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초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전준우는 18일 대표팀의 전지훈련이 열리고 있는 대만 도류구장에서 "대표팀에 처음 합류했지만 어려운 점은 없다. 적응은 이미 예전에 끝냈다"며 "훈련량이 많아서 조금 놀랐다. 지금 훈련을 많이 하는 것이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살이 많이 빠져보인다'는 질문에 전준우는 "현재 92㎏가 나간다. 소속 팀 롯데 스프링캠프에서 4㎏정도가 빠졌고, 이곳에 와서 2㎏ 더 빠졌다. 지금 몸무게가 2010년과 비슷하다. 현재 모든 것이 2010년 느낌이다. 이번 WBC는 뭔가 잘 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준우는 2010시즌 소속 팀 롯데에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해 타율은 0.289를 기록했고, 19홈런·64타점을 올렸다. 당시를 회상한 그는 "2010년에는 정말 컨디션이 좋았다"며 "장타도 많이 나와 자신감이 더욱 붙었다. 지금 그때의 감각이 살아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전준우는 이듬해에는 3할 타율(0.301)을 넘기며 한층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해에는 타율 0.253·7홈런에 그치며 부진했다. 이 때문에 그의 이번 대표팀 발탁이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준우 역시 "대표팀 승선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대표팀 뽑힌 날 아침 전화가 엄청 많이 왔다. '뭔일 생겼나' 싶었는데 뉴스를 보니 대표팀에 뽑혔다고 하더라. 나도 믿기지가 않았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류중일(50) WBC 대표팀 감독이 전준우를 발탁한 이유는 우타자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번 WBC 대표팀 외야수 가운데 우타자는 전준우가 유일하다. 여기에 2010~2011시즌 보여준 타격 능력과 2011~2012시즌 2년 연속 20도루 이상을 기록한 기동력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전준우는 "주전 외야수들이 모두 좌타자라 뽑힌 것 같다"고 겸손해 하면서도 "나만의 장점을 갖게 된 것 아닌가. 대표팀에 백업 외야수로 들어왔지만 경기에 나가면 내 몫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다.
전준우는 "몸무게는 물론이고 타격 밸런스도 2010년 느낌"이라며 "이곳에서 선배들에게 많을 것을 배우고, 야구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WBC를 잘 치르고 내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승선하겠다. 이번 WBC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