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각(29)이 다시 한 번 음원 차트를 강타했다. 2010년 싱글 '언제나'로 데뷔한 허각은 발표하는 곡마다 히트를 친 '음원 강자'.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시원시원한 고음을 무기로 허각의 발라드는 어느덧 명품 소리를 듣는다. 최근에는 데뷔 3년 만에 정규 1집을 발표하고 ‘발라드 가수’의 틀을 깼다. 라틴풍의 음악부터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를 수록해 안주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타이틀곡 '1440'는 미디엄 템포에 안무까지 곁들였다. 폭발적인 고음을 배제한 담백한 가창과 귀여운 안무까지 동반 인기. 허각은 "이제는 공인이라는 의식도 들고, 가수라는 직업에 책임감도 느낀다. 60살이 되어도 노래잘하는 가수로 남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밝혔다.
-첫 정규 앨범이 나왔다. "3개월에 한 번씩 싱글이나 미니 앨범, OST로 인사를 드리는 등 바쁘게 지냈기 때문에 이제는 정규 앨범으로 찾아뵐 때라고 느꼈다. 뭔가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발라드를 버리고 템포있는 곡을 택했다. "발라드에 제일 자신은 있지만, 정규 앨범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새로운 도전이다. 회사에서도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내 뜻을 따라줬다. 이전까지는 몰랐는데 정규앨범이 참 좋더라. 희노애락을 모두 담을 수 있더라."
-앨범 타이틀이 '리틀 자이언트'다. "가수로 데뷔할 때 팬클럽 분들이 붙여 주신 이름이다. 원래 '작은 거인'이란 뜻을 좋아했다. 이번에 왼쪽 등에 마이크에 왕관이 얹은 모양의 문신을 새겼다. 마이크에는 리틀 자이언트라는 글을 썼다. "
-타이틀곡 제목이 왜 '1440'인가. "24시간을 분으로 나누면 1440분이다. 최규성 씨가 작사를 했는데 '일분에 한 번 씩 네가 생각난다'는 다소 닭살스러운 의미에서 지었다고 하더라. 사실 낯간지러운 노래다."
-'슈퍼스타K4'출신의 유승우와도 듀엣곡을 불렀다. "데뷔해서 한 작업 중 가장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곡을 받고 갑자기 유승우가 떠올랐다. 함께 부르자고 제안했더니 흔쾌히 예스를 하더라. 승우군의 첫 멘트가 '제 MP3에는 온통 허각 노래 뿐입니다'였다. 대성할 친구라고 느꼈다. 하하."
-추천곡은. "'사랑하고 싶어서'란 곡이다. 내가 처음으로 작사한 노래다. 남자의 첫 사랑은 무덤까지 간다고 하는데, 너무 사랑해서 헤어질까봐 두려운 마음을 담았다. '사랑하고 싶어서 기다리고만 있었어, 다가가면 멀어질 것 만 같아서'라는 구절이 있는데 풋풋했던 16살 때의 감성을 담은 곡이다."
-가창력하면 허각이란 말이 있다. "과분한 말이기는 한데, 노래잘하는 가수라는 말을 좋아한다. 칭찬받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나지 않나. 그런 기분에는 뭘 해도 기운이 솟는다."
-취중 트위터 사건 등 데뷔 초기에는 실수도 많았다. "감정을 쉽게 표출하는 편이었다.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이젠 해야 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게 된 것 같다. 이제는 가수라는 직업을 지키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음원 강자라는 타이틀에는 부담감이 없나. "순위에 대한 부담감은 언제나 크다. 이번에는 정규 앨범이라 그런지 몇 배는 더 부담이 되다. 솔직히 걱정도 된다. 안하던 노래를 하다 보니 듣는 분들이 어색해 할까봐 걱정이다."
-방송 출연 준비에 딱 10분 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굉장히 빠르다. 분칠하는 것도 빠르고 지우는 것도 빠르다. 어차피 미리 준비를 해 놓아도 워낙 땀이 많아서 다시 분장을 해야 한다. 제대로 꾸민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딱 10분 전에 준비해서 바로 무대에 나가야 한다. 화장을 싫어하는 것도 있다. 화장을 하고 무대 의상을 입으면 무거운 갑옷을 입은 느낌이다."
-땀이 원래 많은 체질인가. "팬들은 노래하는데 왜 땀을 흘리는지 의아해 한다. 근데 무대에서 긴장을 하면 온 몸의 모공이 다 열리면서 비 오듯 땀을 흘린다. 심리적으로 불안 할수록 땀은 더 온다. 옷이 몸에 끼어서 불편해도 땀이 난다. 싸이 형은 긴장하면 인중에서부터 땀이 난다던데, 난 두피에서 먼저 땀이 난다."
-평소에도 외모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마포구청 쪽에 숙소가 있는데, 반팔 티셔츠에 머리도 감지 않고 슈퍼마켓에 장보러 갈 정도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심지어 스킨 로션도 바르지 않을 정도다. 근데 요즘에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제는 그래도 외출할 때 씻고는 나간다."
-팬들 신경도 좀 써야 하는거 아닌가. "팬들도 나의 이런 인간적인 모습을 좋아해 준다. 우리 사이에는 장벽이 없다. 그래서 내 팬층이 두터운 이유라고 생각한다. 하하."
-몸매 관리도 소홀한 것 같다. "그건 아니다. 신경을 쓰긴 한다. 예전엔 술을 일주일에 8번씩 먹다보니 몸이 만신창이가 됐다. 이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술자리를 줄였고, 담배는 1년 전에 끊었다. '슈퍼스타K' 때는 80㎏에서 66㎏까지 뺐다. 그 때와 비교하면 좀 찐 편인데 계속 빼고 있다."
-여자 친구는 있나. "공개 연애를 한 번 해봐서 이제는 연애 자체에 부담이 생겼다. 나도 이제 서른이 됐다. 내 나이면 다들 사랑하고 싶지 않나. 나도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상대가 없다."
-가수로서의 목표는. "예순 살이 돼도 노래 잘하는 가수로 남고 싶다. 이승철 선배님이 '우린 그냥 딴따라야 노래만 잘하면 돼'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내 목이 튼튼하고 건강한 이상 그렇게 돼있을 것 같다. 아이돌은 아니지만 한류 열풍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