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회 백운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가 지난 26일 막을 내렸다. 수원 삼성의 유스인 매탄고가 정상에 올랐다. 매탄고는 전남 드래곤즈의 유스인 광양제철고를 2-1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백운기는 프로축구 산하 유소년팀의 강세가 두드러졌던 대회였다. 2002년 이후 꾸준하게 이어온 유스 시스템 육성이 이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백운기는 프로 유스팀의 비상 말고도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다.
경기체육단 소속의 계명고 축구부는 학원 축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지난해 말 창단한 계명고는 백운기가 첫 전국대회였다. 그러나 첫 경기에서 안성맞춤FC를 3-2로 격파했고, 두 번째 경기인 진영정보고에 3-1로 승리했다. 마지막 용문고와 대결에서 0-3으로 패하며 결선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지만 계명고의 돌풍은 여운이 남았다. 윤표호 감독이 이끄는 계명고는 선수단을 제대로 짜기 힘들었다. 18명이 등록해 있지만 부상과 전학자를 빼면 13명만 경기에 나올 수 있었다. 선수 구성상 공격축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부족한 선수로 2연승을 달린 것이다.
김성림 경기체육단 단장은 "보통 창단팀이 첫승을 하는데 평균 2년이 걸린다. 계명고의 돌풍에 다른 팀들도 놀라는 눈치였다"고 전했다. 또 계명고가 특별한 것은 '특별회비'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 김성림 단장은 "학부모들에게 일정액 합숙비 이외에는 일절 돈을 받지 않는다. 윤 감독도 학부모들과 식사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하는 시스템이다"고 말했다. 윤표호 감독도 대회를 마친 뒤 "전장의 장수는 임금의 명도 어긴다 했다. 그만큼 감독의 책임감과 리더쉽은 중요하고 무겁다"며 "경기체육단과 계명고는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모든 것을 걸고 팀을 이끌겠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