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1·함부르크SV)의 승부욕은 어린 시절부터 유명하다. 연습 경기에서도 이기기 위해 죽어라 뛴다. 경기장 밖에서는 밝은 웃음을 가진 순수한 청년이지만 안에서는 승부욕에 불타는 열혈 청년이다.
손흥민이 18일 파주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도 활활 타오르는 승부욕을 보여줬다. 손흥민은 정규 훈련이 끝난 후 김신욱·이범영 등과 크로스바를 맞히는 일명 '크로스바 챌린지' 대결을 했다. 손흥민은 마지막까지 크로스바를 맞히지 못해 결국 간식 내기에서 졌다.
훈련장에 혼자 남아있는 손흥민의 표정은 마치 경기에서 진 듯한 억울한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기어코 30m 지점에서 엄청난 중거리슛으로 크로스바를 맞히고서야 표정이 조금 풀렸다. 그는 "아 진짜, 오늘 안 되네요. 슛 컨디션이 별로에요"라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재미로 넘길 수 있는 게임이었지만 그는 "지면 억울하죠"라고 했다.
손흥민은 여름 휴식기에 고향 춘천에서 아버지 손웅정씨와 훈련을 할 때도 마치 실전과 같이 뛰는 걸로 유명하다. 손웅정씨의 제자들과 미니 게임을 할 때면 마치 불도저 같다. 손흥민팀과 손웅정팀으로 나뉘는데 아버지를 향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고작 팔굽혀펴기 벌칙이 걸려있는 미니 게임이지만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
손흥민의 승부욕은 아버지를 닮았다. 선수 시절 측면 공격수를 주로 봤던 손웅정씨는 악바리로 유명했다. 국가대표까지 뽑히지는 못했지만 특유의 근성과 활동력으로 상대를 끊임없이 귀찮게 하는 선수였다. 손흥민에게도 늘 "연습에서도 실전처럼 뛰어라"는 말을 한다. 이 때문에 손흥민은 어린 시절 경기에 지면 억울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손흥민의 이런 성격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성공을 가져왔다고 분석하는 주변인이 많다. 황승용 아시아축구아카데미(AFA) 이사장은 "(손)흥민이의 승부욕은 춘천에서도 유명하다. 미니 게임을 하면 아버지라고 봐주는 법이 없다. 흥민이가 유명해 지기 전에 아버지와 미니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인근 축구팬들이 모여 구경을 하기도 했다. 또 잘 안되는 기술이 있으면 될 때까지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승부욕이 26일 열리는 카타르와 월드컵 예선에서도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