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가엔 '먹방'이란 단어가 이슈다. '먹는 방송'의 줄임말로, 먹음직스러운 모습을 연출한 연예인들에게 붙는 애칭. 배우 하정우와 '아빠 어디가'의 윤후가 '먹방'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가요계에선 단연 투빅(지환·준영)이 첫 손에 꼽힌다. 하드웨어부터가 남달라 둘이 합쳐 몸무게 200㎏이 넘는 거구들. 그나마 데뷔에 앞서 50㎏정도 감량한 몸무게다.
먹는 양도 어마어마하다. 마음먹고 삼겹살을 구우면 20인분 정도는 넉근하다. 소속사에서도 멤버들이 고기 패티 3장을 얹은 햄버거를 먹는 사진을 홍보하는 등 '먹방 지존'되기에 열성이다. 한때 날씬해 지려 심각한 다이어트에 도전했지만 중후한 음색과 풍부한 성량을 지키기 위해 굳이 살을 빼지는 않기로 했다.
최근 정규 1집 타이틀곡 '바이 바이 러브'로 활동 중인 이들은 "뚱뚱한 건 핸디캡이 아니다. 오히려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우린 푸근한게 매력이다"라며 호쾌하게 웃는다.
-지난해 신인들이 엄청나게 쏟아졌지만 투빅은 살아남았다.
"뚱뚱한 점이 핸디캡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대중이 잘 기억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도 일단 노래를 잘하니까 살아남은게 아닐까. 하하."(지환)
-투빅은 뚱뚱해도 호감형이다.
"우리가 데뷔할 때쯤 김준현·유민상 등 뚱뚱한 개그맨들의 전성기가 열렸다. 뚱뚱한 사람들의 이미지를 호감형으로 만들어준 것 같다. 준현 선배님은 내겐 대학 선배이기도 하다. 난 한학기만 다니고 학교를 관뒀는데 준현 선배가 격려를 해줬다. 음악을 위해 대학을 관두는게 멋지다고 했다. 자기도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TV에서 보고, '저 형은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지환)
-소녀팬은 많이 생겼나.
"남성팬이 대부분이다. 우리 노래를 연습해서 여자 친구에게 들려주고 싶어하더라. 다 이별노래인데 말이다. 여성팬은 사실 많지 않다. 앞으로 차차 인기가 많아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지환)
"쉽게 우릴 좋아한다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믿고 있다. 여고생들이 학교가서 '투빅 오빠들 좋아해'라고 말하는 걸 창피해 하지 않을까. 하하."(준영)
-정규 1집이 나왔다.
"작년에 데뷔하고 1년 만에 딱 정규 1집이 나왔다. 조영수 프로듀서가 우리에겐 은인이다. 비주얼 떨어지는 팀은 리스크가 큰데, 우리같이 뚱뚱한 친구들로 팀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준영)
-이번 앨범을 자랑한다면.
"버릴 곡이 한 곡도 없다. 13곡이 담겼는데 심지어 인트로까지 엄청 신경 썼다. 90년대 흑인 음악으로 돌아가자라는 의미의 '백 투 블랙'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분위기와 장르를 담겼았. 귀로 듣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앨범이다."(지환)
-타이틀곡은 정통 R&B에 가깝다.
"감성적인 멜로디 라인이 있는데 부르기 힘들었다. 흑인스러운 느낌을 내면 감성이 죽고, 감성으로 부르자니 스타일이 죽었다. 사흘 정도 녹음을 하고 겨우 우리만의 스타일을 찾아냈다."(지환)
"'다 잊었니'라는 곡이 있는데 예전에 사귀었던 친구가 생각나서 녹음을 하다가 눈물을 흘렸다. 그 이야기가 기사로까지 나갔는데, 그걸 본 그 친구와 이젠 연락이 닿지 않는다. 과건 다 잊었으니까 다시 연락하자고 부탁하고 있다."(준영)
-둘은 언제부터 친했나.
"대학 선후배였다. 둘 다 이런 흑인 음악, 특히 브라이언 맥나잇이나 보이즈투맨 같은 팀을 좋아했다. 우리 뿐 아니라 조영수 작곡가도 흑인 음악을 좋아한다. 물론 셋다 뚱뚱해서 친해진 것도 있다. 우리 별명이 '조영수 아바타'다."(준영)
-'불후의 명곡'고정을 못 따내고 있다.
"가수들간에 경쟁이 굉장히 세다. 워낙 편곡자부터 고생하는 분들이 많아서, '차려진 밥상에서 숟가락만 얹는 느낌'으로 노래하고 있다. 두 번 출연했는데 한 번은 아이비 선배에게 졌고, 두 번째는 손호영 선배를 이겼다."(지환)
-살을 더 뺄 생각은 없나.
"둘다 20㎏ 30㎏씩 뺀거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살을 확 줄이자는 생각보다는 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있다. 방송도 체력이 있어야 한다. 뚱뚱한 사람이 더 빨리 지친다."(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