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두번째 등판에서 첫 승리를 따냈다. 류현진은 한국인 투수로서는 9번째로 빅리그 승리를 따냄과 동시에 1427일만의 한국인 선발 투수 승리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이 6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 호투하는 사이 타선도 활발한 타격을 선보이면서 다저스는 6-2로 승리했다.
류현진은 1회 불안한 출발을 했다. 선두타자 스탈링 마르테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2번타자 닐 워커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앤드류 맥커친에게 한 방을 맞았다. 지난해 31개의 홈런을 때려낸 맥커친에게 데뷔 첫 피홈런을 허용했다. 맥커친은 류현진의 바깥쪽 높은 코스의 89마일(143㎞) 짜리 직구를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류현진은 가비 산체스에게 볼넷을 준 뒤 마이클 맥켄리에게 안타성 타구를 맞았다. 그러나 3루수 후안 유리베가 몸을 날려 잡아내는 도움을 받았고, 페드로 알바레스를 투수 땅볼로 처리해 1회를 마쳤다. 다행히 다저스는 1회말 공격에서 연속 3안타로 2-2 동점을 만들었고, 류현진은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은 2회부터 완전히 다른 투구를 했다. 높게 제구되던 직구와 체인지업이 낮은 코스로 들어갔고, 슬라이더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2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류현진은 3회 선두타자 마르테에게 기습 번트 안타를 허용했지만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어렵지 않게 막아냈다. 4회부터 6회까지는 안타 없이 볼넷 하나만을 내주는 완벽한 투구를 했다. 류현진은 4-2로 앞선 7회초 선두타자 페드로 알바레스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구원투수 로날드 벨리사리오와 교체됐다. 투구수는 101개, 최고 구속은 시속 90마일(150㎞)을 기록했다.
특히 직구 평균 구속이 3일 경기와 비교해 눈에 띄었다. 89.2마일(143.6㎞)에서 90.5 마일(145.6㎞)로 향상됐다. 그러나 이 날도 상대 투수인 제프 로크를 포함해 좌타자에게 5타수 무안타 4탈삼진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우타자들을 상대로 어려운 승부를 펼친 것은 숙제로 남았다. 피츠버그는 이날 무려 7명의 타자(스위치히터 포함)를 선발 라인업에 배치했다.
류현진은 3일 첫 등판인 샌프란시스코전에서 6⅓이닝 3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한 데 이어 2번째 등판에서도 QS를 달성했다. 최근 5경기에서 11득점에 그친 다저스 타선도 모처럼 집중력을 보이며 6점을 뽑아내 류현진을 도왔다. 개막 이후 무자책점 행진을 벌인 불펜도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은 한국인 투수로는 1996년 처음으로 승리를 따낸 박찬호 이후 9번째로 메이저리그에서 승리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인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선발승을 따낸 것은 2009년 5월13일 박찬호 이후 4년만이다. 당시 필라델피아 소속이었던 박찬호는 다저스를 상대로 6이닝 2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