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SK 팀 내에서 최다 삼진 불명예를 안은 선수는 누구일까. 공교롭게도 간판타자 최정(26)이 그 주인공이다. 팀에서 가장 많은 홈런(26개)을 때렸지만 그에 걸 맞는 훈장이 하나 붙었다. 이 같은 '홈런↑·삼진↑' 기조가 올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최정은 23일까지 14경기 나와 56타수에서 16개의 삼진을 당했다. 홈런 5개를 때려 팀 내 1위(2위·조성우 2개)를 질주 중이지만 삼진 부분도 조인성(38)과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최근 4경기에서 삼진 5개. 3년간 시즌 볼넷/삼진 비율도 2010년 0.68(49볼넷·72삼진)을 찍은 후 2011년 0.64(46볼넷·72삼진), 지난해 0.5(49볼넷·98삼진)로 점점 나빠졌다. 초반이지만 올 시즌 삼진 볼넷 비율은 0.31(5볼넷·16삼진)로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지 못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24일 사직 롯데 전에 앞서 최정은 "그냥 (뜬공이나 땅볼로 된) 아웃이나 삼진이나 똑같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이전에는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한다"며 "병살을 칠 수도 있다. 이후 (앞선 타석 성적에 개의치 않고) 3안타를 치면 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 지난 16일 포항 삼성전 첫 두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던 최정은 나머지 세 타석에서 2안타(1홈런)를 몰아치며 5타점 만점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삼진을 당했지만 중요할 때 한 방을 터트려줘 앞선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 한 번 부진해도 또 다른 기회에서 그것을 만회하고 있는 셈이다. 삼진이 많지만 시즌 타율 0.357(56타수 20안타)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요즘 몸이 부쩍 좋아진 최정은 "평소보다 웨이트 운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홈런을 치기 위해) 힘을 키우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며 "날이 더워졌을 때를 대비한 것"이라고 여름 활약을 예고했다. '소녀장사' 최정이 보여줄 앞으로의 활약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