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회 하이원 백상예술대상은 어느 때보다 쟁쟁한 후보들의 각축전으로 긴장감을 자아낸다. 특히 영화부문에는 지난 1년 동안 가장 화제가 됐던 작품들과 톱스타들이 후보에 올라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게 만들고있다. 그중 작품상과 감독상 부문은 한치의 예상도 허용치않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우수 작품과 연기자들에 대해 시리즈로 분석하며 '백상예술대상'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이번에는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김기덕)·최우수연기상(조민수) 등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피에타'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본다. '피에타'는 이번 시상식에서 과연 몇 개의 상을 가져가게 될까. 제49회 하이원 백상예술대상은 다음달 9일 오후 6시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오상진·김아중·주원이 MC를 맡았다. 인기투표는 백상예술대상 홈페이지(isplus.joinsmsn.com/100sang)를 진행중이다.
▶백상 3개 부문 노미네이트, 국내외 시상식 휩쓴 수작
'피에타'는 이미 지난해 국내외 주요 시상식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다. 세계 3대 영화축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 뿐 아니라 해외 주요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았다. 국내 시상식에서도 성과가 좋았다.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올랐다. 주연배우 조민수 역시 아시아필름어워드 인기상, 아시아태평양 영화상에서 대상을 받았고 대종상영화제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2012년을 가장 화려하게 장식한 작품이라는 평가다.
화제성 뿐 아니라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지난해 9월 국내에 개봉해 전국적으로 60만 관객을 모았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중 최종관객수 74만명을 기록한 '나쁜 남자'에 이어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 됐다. 예술영화로 분류된것 뿐 아니라 블록버스터와의 맞대결을 벌이며 스크린 확보가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라 고무적이다. 김기덕 감독이 개봉 한달만에 '또 다른 작은 영화에 상영기회를 주고 싶다'며 스스로 상영종료를 선언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말처럼 '극단적인 현대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인정사정없이 잔인한 수단까지 동원해 채무자들의 돈을 받아내며 살아가던 남자가 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골적인 묘사를 하고 파격적인 영상을 보여주는 건 김기덕 감독의 전작과 크게 다를바 없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순화됐다. 극적인 요소를 늘리고 서사구조를 쉽게 만들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예술성 뿐 아니라 대중성까지 고려한 영화라는 설명이다.
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는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늑대소년' '베를린'과 작품상을 두고 경합을 벌이게 됐다. 각각 흥행에 크게 성공을 거둔것 뿐 아니라 완성도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화제작들이라 불꽃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김기덕·조민수 백상 첫 수상 확률은?
'피에타'를 연출한 김기덕은 감독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지난 한해 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베를린'의 류승완, '내 아내의 모든 것'을 연출한 민규동, '도둑들'을 이끈 최동훈,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이 김기덕과 함께 감독상 후보가 됐다. 1년간 가장 화제가 됐던 작품의 감독 5인이 후보에 오른만큼 '사실상 누가 수상하더라도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피에타'는 김기덕 감독이 2008년작 '비몽' 이후 4년만에 연출한 극영화다. 감독으로 나서진 않았지만 그 사이에 '영화는 영화다' '풍산개' 등 제자들의 작품을 제작하며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기도 했다. 또한, 자신의 심리상태가 고스란히 담긴 '아리랑' 등의 다큐멘터리를 들고 세계로 나가 눈길을 끌었다. 쉴새없이 영화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시네아스트다. 현재 차기 연출작을 구상하는 것 뿐 아니라 제작자로서의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최우수연기상 후보가 된 조민수는 '연애의 온도'에서 열연한 김민희, '범죄소년'의 이정현,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임수정, '반창꼬'의 한효주와 경쟁한다. 수년간 충무로에서 남자배우 위주의 영화들만 주로 제작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준 여배우들이다. 연기력 뿐 아니라 미모와 스타성까지 우수한 배우들이라 만만치않은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조민수는 5명의 후보 중 맏언니일 뿐 아니라 가장 오랜 경력과 깊은 연기력을 자랑하는 베테랑이다. '피에타'에서는 죽은 가족을 위해 잔혹한 복수극을 펼치며 자신을 희생하는 여자 미선을 연기해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작품상 후보 : '피에타' '베를린'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 '늑대소년'
최우수연기상 후보 : 조민수('피에타') 김민희('연애의 온도') 이정현('범죄소년') 임수정('내 아내의 모든 것') 한효주('반창꼬')
감독상 후보 : 김기덕('피에타') 류승완('베를린') 민규동('내 아내의 모든 것') 최동훈('도둑들') 추창민('광해, 왕이 된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