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얻고 하나를 버렸다. 하지만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더 컸다. 5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SK 내야수 최정(26)은 "타격 포인트를 앞에다 놓고 타구를 강하게 때리려고 한다"며 "지난해 후반기부터 이렇게 하고 있는데 컨택트 위주의 스윙이 아니라 타구를 멀리 보내는 스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은 이날 경기 전까지 홈런 8개를 기록해 최희섭(KIA)과 리그 공동 1위였다. 문제도 있었다. 스윙 교정 결과 '삼진'이 많아졌다. 실제 홈런 톱5 중 볼넷(7):삼진(25) 비율이 0.28로 가장 좋지 않았다. 21경기 중 삼진 없이 경기를 끝낸 경우는 세 번에 불과했다. 3삼진 경기가 두 번, 멀티 삼진 이상이 5경기였다. 하지만 타격폼을 재수정할 필요가 없었다. 3할 이상의 타율을 꾸준히 유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한화 상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이었다. "타격 포인트가 앞에 있어 변화구에 속지 않으면 된다"는 그의 말처럼 5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한 최정은 직구 타이밍을 절묘하게 맞추며 4타수 4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1회 첫 타석 중견수 앞 안타로 팀의 첫 번째 출루에 성공하더니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깨끗한 중전안타를 터트렸다. 5회 몸에 맞는 볼로 걸어 나간 최정의 방망이는 7회 좌익수 앞 안타로 이어지며 식을 줄 몰랐다.
절정은 8회였다. 6-5로 아슬아슬한 승부를 이어가던 8회 2사 2·3루 찬스에서 1·2구 연속 헛스윙으로 카운트가 몰렸다. 하지만 차근차근 볼을 골라내 풀카운트 승부로 가져갔고, 한화 마무리투수 송창식의 7구째를 받아쳐 좌중간을 깨끗이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해 7월19일 잠실 LG전(5타수 4안타) 이후 290일 만에 나온 4안타 경기였다. 아울러 타점 2개를 보태며 시즌 31타점으로 이 부분 단독 1위 자리를 지켰다.
- 오늘은 삼진이 없었다.
"힘을 빼고 스윙을 하려고 했는데 타구가 좋은 코스로 날라 간 덕분에 결과가 좋았다."
- 주안점을 둔 게 있었나.
"유리한 카운트에서 집중을 하려고 했다. 낮 경기고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었는데 그 부분에 중점을 두려고 했다."
- 타점 1위를 유지했다. 타이틀 욕심이 생기지 않나.
"욕심은 있지만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무엇보다 꾸준히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현재 팀 상황에 맞게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