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 새로운 골키퍼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골키퍼 하나 잘 둬서 팀 성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크게 주목받는 골키퍼는 박준혁(26·제주)이다. 그는 지난 12일 인천과의 대결에서 상대의 13차례 유효 슈팅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올 시즌 11경기 전 경기에 출전한 박준혁은 단 8점만 내주며 경기당 실점율 0.73점을 기록했다. 2010년 경남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11년부터 대구에서 두 시즌동안 62경기 85실점을 기록했던 박준혁은 프로 입문 4년만에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우리 팀이 초반 상승세를 타는 데는 박준혁의 선방 덕이 컸다"면서 "키는 작아도(180㎝) 팔이 길어 공중볼 잡는 것도 안정적이다. 기본기가 좋은데다 순간 반응이 빠르다. 기술을 좀 더 가다듬으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준혁보다 적은 실점율을 기록한 선수는 포항 주전 골키퍼 신화용(30)이다. 그는 9경기에 출전해 단 6골만 허용해 경기당 0.67골만 내줘 최소 실점 1위에 올라있다. 2004년 프로에 데뷔해 2007년 한차례(26경기 24실점)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신화용은 올 시즌 포항의 개막 후 무패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황선홍(45) 포항 감독은 "경험이 더해지면서 점점 안정감을 찾고 있다. 허벅지 부상으로 잠시 빠졌는데 돌아오면 다시 든든하게 뒷문을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범영(24·부산), 김승규(23·울산)도 0점대 방어율 골키퍼로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 이범영은 11경기 10실점(경기당 0.91실점)을 기록하며 부산의 7경기 연속 무패를 이끌고 있다. 또 김승규는 9경기 8실점(경기당 0.89실점)에 최다 경기 무실점(5경기) 1위에 오르며 울산의 4위를 이끌고 있다. 둘 다 지난해까지 주전에서 밀렸다 올 시즌 기회를 잡고 떠오른 공통점이 있다.
새로운 골키퍼들의 활약에 기존 수준급 골키퍼들이 조금 밀리는 형세다. 정성룡(28·수원·9경기 9실점)과 김병지(43·전남·11경기 11실점)는 경기당 1실점으로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0점대 방어율 골키퍼에는 밀렸다. 또 지난해 0.95골만 내주며 리그 우승을 이끈 김용대(34·서울)는 9경기 14실점으로 부진하고 있다. 김영광은 지난 3월 오른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