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의 보아'란 타이틀로 솔로여가수들이 줄줄이 데뷔할 때가 있었다. 걸그룹들이 득세하면서 한동안 뜸했던 '제2의 보아' 타이틀 도전에 나선 여가수가 있다. 16세 소녀 지헤라(본명 지혜란).
6년 전 KBS '인간극장'에서 친오빠와 함께 중국 소림사에서 무술을 갈고닦는 모습이 방영돼 '무림남녀'로 화제를 모았던 주인공.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독립적으로 살다보니 나이에 비해 생각은 애늙은이다.
가수 활동 때문에 또래의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겠다는 기자의 질문에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거 아닐까요? 모든 일이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똑부러진 답을 내놓는다.
-데뷔 전 '인간극장' 무림남매로 유명했다."초등학교 2학년때 중국으로 오빠와 유학을 갔다. 소림사에서 무술도 배웠고 영어와 중국어도 익혔다."
-어쩌다 소림사에 가게 된 건가. "부모님이 오빠와 내가 외국 문화를 일찌감치 접하길 원했다. 그러다 중국에 가게 됐고 소림무술을 배우며 소질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부모님도 액션 배우가 되길 은근히 바랐다."
-당시 꽤 화제를 모았는데. "그때는 그게 인기인 줄 몰랐다. 중국에 있어서 그랬는지 실감이 안 났다. 데뷔를 앞둔 지금은 여러분들의 관심이 너무 절실해 그때가 살짝 그립기도 하다."
-데뷔곡 '공작새'의 사운드가 독특하다."요즘 유행하는 걸그룹들의 음악과는 많이 다르다. 보아 선배님 데뷔시절 음악과 비슷하다는 얘기도 들었다. 절도있는 안무가 잘 표현될만한 곡이다."
-무술을 계속하지 왜 갑자기 가수로 꿈을 바꿨나. "중학교 1학년때 한국에 잠깐 나왔다가 우연히 춤을 배웠다. 민첩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배웠는데 매력에 푹 빠졌다. 춤을 배운 곳이 팝핀현준이 하는 댄스학원이었다. 3개월을 배운 뒤 부모님에게 '중국에 돌아가지 않고 춤을 계속 추고 싶다'고 말했다."
-'제2의 보아'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보아 선배님의 콘서트 영상을 보며 연습을 많이 했다. 독학으로 익혔다. 같은 숍이라 한 번 만났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인사를 제대로 못 했다. '안녕하세요'만 겨우 꺼냈는데 하루 종일 후회되고 아쉬움이 남았다."
-외모가 이하이와 매우 닮았다."주변에서 그런 얘기들을 하는데 아직 한번도 만나보진 못했다. 아, 이하이 선배님과 동갑이다."
-친구들 반응이 좋겠다."학교 친구들에게도 계속 비밀로 해 얼마 전에 알았다. 다들 신기해할 거다."
-또래 친구들은 한창 남자친구도 사귈텐데."애늙은이 같은 소리겠지만 남자엔 별 관심이 없다.(웃음) 데뷔를 앞뒀는데 남자는 무슨 남자. 남자친구는 가수로 성공하고 난 다음 문제 같다. 남자를 만나면 일을 못하게 될 것 같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솔로 가수라 외로울텐데."혼자 연습하고 있으면 가끔 서럽다. 하지만 잠깐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에서 지내던 습관이 있어서 외로움을 극복하는 법을 잘 안다. 이런 얘기만 하면 다들 애 늙은이 같다고 놀린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