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방송된 KBS 2TV 수목극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이하 천명)에서는 왕세자 임슬옹(이호)이 문정왕후 박지영을 지지하는 세력에 의해 궁지에 몰려 양위를 박탈당할 위기에 놓인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임슬옹은 자신의 독살사건의 배후를 알고 있는 조달환(덕팔)이 숨을 거두자 망연자실했다. 이동욱(최원)의 무죄를 입증할 인물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자신의 독살을 꾀한 "문정왕후의 등에 칼을 꽂을 것"이라 큰 소리를 쳤지만 믿었던 지원군이 숨을 거두자 안타까움과 초조함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임슬옹은 혼자 술잔을 지울이며 무능한 모습을 자책했고 슬픔 가득한 눈빛과 울분 섞인 대사처리로 왕세자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반면 자신을 끌어내리기 위해 문정왕후 지지세력들이 중종(최일화) 앞에서 '대역죄인 최원을 동궁전에 들였다'고 폭로전을 펼칠 때는 의연한 태도를 유지했다. 벼랑 끝에 몰렸지만 반대세력들에 의해 폐세자가 될 수 없다는 왕세자의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임슬옹이 맡은 이호는 훗날 조선 12대 왕 인종이 되는 인물. 임슬옹은 아버지인 중종과 자신의 측근들 앞에서는 눈물과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문정왕후를 비롯한 반대 세력 앞에서는 날카롭고 차가운 태도를 유지하며 이중성을 드러낸다. 다채로운 표정과 대사처리 등으로 적재적소 연기를 펼치며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극 초반 불안정한 대사처리를 지적 받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천명'은 내의원 최원(이동욱)이 세자(임슬옹) 독살 음모 누명을 쓰고 쫓기게 되는 3개월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방송은 매주 수·목요일 오후 10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