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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국산마 동남아 수출 성공…이제 중국이다
KRA한국마사회가 지난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2마리의 경주마를 마카오에 수출했다.
2011년 국산마 수출에 성공한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추가 수출을 성공한데 이어, 올해 마카오까지 수출국을 확대했다. 시장 진출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공략한 동남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본격적으로 중국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
이번 마카오 말 수출은 철저한 현지 조사는 물론, 해외 바이어 초청 등 꾸준한 물밑 작업을 진행해 왔기에 가능했다. 한국마사회는 외국어 육성마 판매 안내 웹페이지를 제작함과 동시에 해외 바이어 섭외를 위한 영문 홍보 자료를 만들고 1:1 구매상담을 실시하는 등 경주마 수출을 위한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추진했다.
2011년 수출된 세 마리의 경주마 중 한 마리인 ‘케이팝’이 올해 말레이시아 페낭 터프클럽(Penang Turf Club)에서 열린 1700m 경주에서 우승을 거둔 것도 국내 경마관계자들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됐다. 해외로 수출돼 현지에 등록한 한국산 경주마가 우승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국산 경주마의 평균 거래가격이 4000만원에 달하면서 ‘경주마’는 축산업의 하이테크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역 경주마 중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필소굿’의 낙찰가는 무려 2억3752만 원이며 지난 5월 열린 첫 국내산 경주마 경매에서는 '엑톤파크'의 자마가 2억9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80년대만 해도 한국에서는 경주마 품종인 서러브레드를 전혀 생산하지 않고, 미국·뉴질랜드 등 말산업 선진국에서 서러브레드 경주마를 수입했다. 그러던 중 1991년 한국마사회는 경주마 자급계획을 세워 국내산마 생산을 시작했고 지금은 전체 경주의 75%를 국산마로 치르고 있다. 이로써 경주마 수입에 들어가는 외화를 절약하는 한편 우리 농촌에 말 생산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마사회는 경주마를 해외경마시장에 수출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도전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세계 각국이 동물을 수입할 때 까다로운 위생조건을 걸고 있어 검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수출이 불가능한 국가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미국·호주 등 말산업 선진국의 중개업체들이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어 틈새시장을 뚫기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한국 경주마들에 대한 바이어들의 의심 역시 장애가 됐다.
한국마사회는 2006년 세계 최고 경주마 노던 댄서의 손자마인 메니피(40억원)를 구입하며 경주마 수출의 고삐를 당겼다. 수출 홍보를 위한 영문 카탈로그를 제작해 말레이시아 경마시행체, 호주의 경주마 중개업체 등에 보내기도 했다. 국내 경주마 유통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브리즈업 경매(경주마를 실제로 달려보게 한 뒤 경매를 진행하는 방식)를 도입했고, 검역마사에 격리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수출검역시설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한국마사회가 올해 2두를 추가로 마카오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생산진흥팀 류원상 차장은 “수출 판로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동남아시장은 아직까지 호주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어서 호주의 브로커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류 차장은 “국가별로 수입위생조건을 협의해야 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수출 길이 막혀 있어 이들과의 검역협정 체결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마사회는 중국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연간 2500두의 말을 수입하고 있으며 이 중 50%이상이 경주마로 구성돼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 한국마사회는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마업협회 관계자들을 마사회로 초청, 상호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정부의 검역실사단을 초청하는 등 검역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농식품부 검역정책과에서 중국 정부의 수입위생조건 초안에 대한 한국측 의견을 전달한 상태며 한·중 간 검역증명서 양식이 협의되면 검역협정이 최종 타결된다.
홍용현 홍보팀장은 “한국 경주마의 중국대륙 진출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만일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대한민국 말 산업은 한국경마라는 좁은 우물에서 벗어나 아시아 경주마 시장, 더 나아가 세계 경주마 시장이라는 창해로 나아가게 된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소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