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지난 3일(한국시간)로 예정됐던 시즌 12번째 선발 등판경기였던 콜로라도전을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LA 에인절스전에서 투구 도중 4회 마크 트럼보(27)의 강습타구에 왼 발등을 맞은 여파였다. 진단 결과 '뼈에 이상 없다'는 소견을 들었지만 무리하지 않기 위해 등판을 걸렀다. 미국 진출 후 예정된 선발 등판에서 빠진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번 주에 등판할 수 있다"는 류현진의 말처럼 6일부터 치러지는 애틀랜타와의 홈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를 전망이다. 3연전 중 2차전인 8일 등판이 유력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다저스는 이미 6일 열리는 샌디에이고전까지 선발 예고(클레이튼 커쇼)를 마쳤다. 로테이션상 7일 경기에 잭 그레인키(30)가 나설 가능성이 높다. 설령 류현진이 하루를 당겨 이날 나온다고 해도 어찌 됐던 최소 8일의 휴식을 갖고 등판하는 셈이다.
류현진의 6일 이상 휴식 후 등판은 올 시즌 들어 두 번째다. 시즌 네 번째 선발등판이었던 볼티모어전이 당초 4월20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우천으로 하루가 연기돼 자연스럽게 6일을 쉬고 마운드에 올랐다. 나머지 등판에선 모두 4~5일의 휴식일을 꾸준히 지켰다.
이번 애틀랜타전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6일 이상을 쉬고 나왔을 때의 성적이다. 볼티모어전에서 류현진은 6이닝 8피안타(2홈런) 5실점(5자책)하며 부진했다. '결과'와 '과정' 모두 시즌 최악에 가까웠다. 마찬가지로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 6일 이상을 쉬고 마운드에 올랐을 경우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둔 투수는 없다. 류제국(30·LG)은 한 차례 '장기 휴식' 후 마운드에 올라 무려 홈런 4방을 허용하는 부진 속에 1⅓이닝 6피안타(4홈런) 7실점(6자책)으로 호되게 당했다.
맏형 박찬호(40·은퇴)도 마찬가지다. 평소보다 짧은 3일 휴식 후 등판한 6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4.32을 기록했던 박찬호는 2배에 해당하는 6일 이상을 쉬고 나왔을 경우 14승15패 평균자책점 5.50으로 힘겨워했다. 4~5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르는 몸에 베인 습관으로 인한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은 결과다. 직전 등판에서 생애 첫 완봉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류현진의 애틀랜타전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이기도 하다.
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
◇역대 한국인 6일 이상 휴식 후 선발 성적 ---------------------------------------- 이름 유형 기록 ----------------------------------------